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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와 태리 이야기

수도계량기 동파

by 유경재 2011. 1. 28.

겨울이라 난방비 때문에 거의 찾지 않는 유경재.

그래도 보일러는 외출 모드로 계속 가동해야 동파되지 않기 때문에 빈 집이지만 보일러를 계속 가동시키고 있다.

까운 석유 생각하면 애당초 빚을 내어서라도 태양열이나 전기보일러를 설치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 사이 기름이 혹시 다 떨어지지나 않았을까 싶어 들렀다.

마침 거의 다 떨어져 가기에 바로 석유 한 드럼(200리터)를 거금 24만원에 넣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발생했다.

바깥 수도 계량기 함을 열어보니 계량기의 거울이 깨져 있었다.

이게 바로 동파로구나.ㅜㅜ

작년 수준으로 안입는 점퍼 하나를 덮어 두었는데, 확실히 작년보다 올해가 더 추운 모양이다.

주말, 그러니까 내일, 철물점에 가서 계량기를 사서 직접 교체해보아야 겠다.

연장만 제대로 있다면 크게 어렵지는 않겠지. 

 

마당에는 아직 눈이 덮여 있다.

 

뒤꼍에는 눈 녹은 물이 다시 얼었다.

 

얼음 속을 자세히 보니 파란 풀 하나가 냉동된 채로 갇혀 있다.

저렇게 얼었다가도 봄이 오면 다시 소생할 수 있을지... 

 

뒤꼍 연못도 두터운 얼음 위로 다시 하얀 눈이 흰이불처럼 덮여 있다.

 

한겨울 텃밭은 생명의 흔적조차도 찾을 수 없다.

그래도 봄이 되면 온갖 풀들이 돋아날 것이고, 여름이면 무성한 풀밭으로 변하겠지.

'寒來暑往'(한래서왕)이라 했던가. 여름이 가면 겨울이 오고, 더위가 오면 추위가 가고...

자연은 말이 없지만 우리에게 순리를 웅변하고 있다.

 

유경재가 있기에 이번 겨울 추위의 위력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이제 하루 차이로 찾아오는 설날과 입춘이 며칠 남지 않았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듯, 한파가 매서울수록 폭염도 멀지 않으리라.

올 봄부터는 유경재에서 보내는 시간을 가능한 늘이겠다고 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