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팍팍한 살림살이에,
자식들만이라도 제대로 키우기 위해,
불철주야, 당신 몸이 어스러지도록 삶을 영위해오시다 보니,
일찌감치 허리는 그야말로 작살?나 그 크신 키가 반으로 줄어 기역자 몸이 되었고,
다시금 아기들처럼 유모차에 의지하던 어.머.님~~
수술이라도 권하면,
이미 디스크가 완전히 망가진 노구라 그냥저냥 살겠다고,
한사코 마다 하시던 당신,
지난 연말, 갑작스레 허리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통증으로 밤잠을 못이루고,
눈물에 그렇게 인색하던 당신을 울릴 정도로 아파,
결국 큰아들네로 긴급 이송.
다음날, 척추와 관절 비수술 시술로 명성이 높은 서초구의 모 병원의 신통력을 믿어보기 위해 몸을 맡긴다.
온갖 검사에 오후 30여 분의 시술, 저녁 7시 경 곧바로 퇴원.
극심한 통증은 나아진 것 같으나, 크게 완화된 것 같지는 않다고 하신다.
시술의 왈, "한 달 후에 내원하여 점검해 보고, 또 치료하며, 세 달 정도 후에 시술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조금씩 나아진다는 희망을 안고 차고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려 귀가.
그날, 당신의 시술 시간을 빌어,
우리 내외는 부근의 한 식당에 들러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맛집이라고 알고 찾은 것은 아닌데, 강남임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며, 그런대로 괜찮은 해장국집이라 생각되어 소개해 본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병원 건물.
골목길 하나 건너면 바로.
지하에 숨은 식당이 얼굴을 살짝 내보이고 있다.
아예 입구에 메뉴판이 걸려있다.
해장국집답게 아침 이른 시간부터 가능하다.
우리가 찾은 시간이 3시 좀 넘었으니, 아마도 브레이크타임은 없는 듯.
나 자신 술을 자주 마시다 보니, 해장국을 자주 먹게 되는데,
집에서든 바깥에서든 여러 해장국 중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먹는 게 콩나물국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먹어도 물리지가 않는 다는 점이 콩나물국만의 매력이 아닐까.
내가 살고 있는 충주에도 전주콩나물국밥집이 여러 곳이며, 각 지역마다 곳곳에서 성업 중인데,
가만 보니 상호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전주 남부시장식의 콩나물국밥을 표방하는프랜차이즈점이 많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부 공간.
주방쪽.
예전에는 수란 먹는 게 신기했었는데,
요즘은 전주콩나물국밥이 전국구 메뉴가 되다 보니 전혀 낯설지가 않다.
방송도 탔던 모양이다.
콩나물은 당연히 거꾸로 자라지 않나?
다만 참숯으로 어찌 재배한다고 하니 건강에는 더욱 좋을 듯.
아내는 굴국밥. 나는 콩나물국밥.
깍두기, 김치, 오징어젓갈...반찬이 단출하다.
그리고 다른 곳도 마찬가였지만 김가루가 아닌 포장김이라,
손으로 찢다 보면 기름이 손에 묻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왕이면 김가루 주면 좋겠다는...바람.
수란과 함께
밥과 국의 일체형인 콩나물국밥 등장.
서울 남쪽 어느 한 구석에서 먹는 늦은 점심 한 상.
청양고추 조금, 김 조금 넣어서 섞으면 먹는 일만 남는다.
다른 콩나물국밥집에 비해 크게 맛있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맛이 왜 이렇지 할 정도는 아닌, 그저 깔끔하고 담백한 콩나물해장국 본연의 무난한 맛이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병원으로 올라가 조금 기다리니, 시술을 마친 어머님이 침대에 누운 채 병실로 실려오신다.
고.생. 하셨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처럼,
이번 기회에 큰아들 내외와 함께 오랫 동안 도란도란 옛이야기, 앞으로의 설계 등을 하면서
몸을 좀 쉬어 가시면 좋겠다.
당신도 워낙이 몸이 좋지 않으셔서 그런지 그러겠다고 하신다.
객지에 살면서 하지 못했던 어머님에 대한 효도를 이번 기회에 만회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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