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비록 아직은 무덥지만 비가 오지 않는 좋은 날씨.
덥다덥다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게 너무 아쉬어
한더위가 지난 오후 시간에 라이딩으로 아내를 유혹해 본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비싼 자전거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해 놓은 아내.
오늘도 처음엔 너무 오랫만이라 힘들거라며 하기 싫어 하는데...
짧은 거리만 타 보자고 다시 회유 끝에 성공.
어디를 갈까?
평소 대관령 정복하기 전에 먼저 연습 삼아 한 번 올라보고 싶던 길 이화령을 택했다.
괴산 연풍 쪽에 주차시켜 놓고 이화령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기로 했다.
대략 편도 5km이니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예전 이화령 터널 요금을 징수할 때는 고향 오고가는 길에 한번씩 다녔던 길이라
매우 경사가 심했던 기억이 나,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힘들면 끌바하면 될 것 같아 그대로 이화령으로 향했다.
복장이...좀 그렇다.
오늘은 아내가 모델이 되어 주어 좋다.
이 길 이화령은 사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일부로서, 남한강 끝 충주에서 괴산을 지나 문경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구간이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출발할 때부터 라이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의외다.
길이 너무 완만하다.
그래서 거의 초보 수준인 아내조차도 노끌바로 올라간다.
중간중간에 이렇게 쉼터 겸 정자도 설치되어 있다.
아래로 괴산군 연풍 마을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이상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라이딩 하다 보면 오르막은 내리막에 비해 잘 못느끼는데.
그래서 올라갈 때는 별로 힘든 줄 모르다가도 되돌아서 내려올 때는 경사가 엄청 심함을 느끼게 된다.
왜 그럴까?
이 길도 마치 평지 같다.
그런데도 끌고 가는 사람도 더러 있다.
시간이 벌써 저녁 나절이니, 아마도 종일 자전거를 탔었던가 보다.
지칠 무렵의 오르막은 같은 오르막이지만 우리의 느낌과는 천지 차이일 것이다.
어쨌거나 아내 역시 노끌바인 자신에게 신기해 한다.
마지막 전망대인가?
잠시 쉬었다 가자.
아래로 이화령 터널 입구가 보인다.
다시 출발.
이런 암벽도 보기가 좋다.
드디어 이화령 정상.
출발부터 대략 정확히 한 시간 소요.
혼자 왔더라면 30분에 주파 가능할 듯 하다.
이화령을 중심으로 왼편은 충북의 조령산이고, 오른편은 황학산 쪽이다.
그리고 전방으로 터널을 넘으면 경상북도 문경이고, 터널 이쪽은 충청북도 괴산이다.
괴산쪽에는 예전부터 휴게소가 있었다.
비록 옛길이지만 장터처럼 붐빈다.
구름속에서 내리쬐는 햇살. 햇발.
자전거 인증센터 부스도 있다.
화장실만 사용하기가 그래서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본다.
식사는 하기가 그래서 커피 한 잔씩 사서 바깥으로 나와 분위기를 잡아본다.
잠시 쉬었다가 문경쪽으로 좀 내려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첫번째 휴식 장소에서 리턴.
시간을 감안하면 새재입구까지 갔다 오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화령 정상의 문경쪽.
다시 충북쪽.
경북과 충북을 금새 몇 차례 오고 간다ㅎㅎㅎ
이제 만 2년 째 다 되어 가는 나의 애마.
내려올 때는 정말이지 너무 순식간이다.
대략 10분 남짓 걸린 듯.
날이 어두어질까 걱정했었는데 이 정도라니...
요즘은 터널 시설이 새롭게 많이 되어서 옛날 다니던 고갯길은 대부분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 옛길이 되고 마는데,
이번 이화령 라이딩을 통해 느낀 것은 이런 옛날 고갯길을 찾아다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음은 어느 고개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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