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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중국여행][청도여행] 겨울의 끝자락에 다시 찾은 청도-2

by 유경재 2017. 5. 17.

전편에 이어 계속 소개한다.


소어산에서 내려와 오사광장으로 향한다.

내려오는 길, 우연히 목격하게 된 강유위 고거.


청나라 말, 1898년 6월, 망해가는 청나라를 쇄신시키기 위해 광서제의 후원 하에 무술변법을 시행했던 주동자.

그러나, 서태후의 반발로 광서제는 폐위되고 결국에는 원세계에 의해 그와 뜻을 함께 했던  담사동 등 이른바 "무술6군자"는 처형되고 자신은 해외로 도망가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된다.

나중에는 오히려 군주제로의 복귀를 주장하는 아이러니함을 보이던 그는,

1927년 2월에 바로 이 집에서 조용히 세상을 떠난다.


바로 이 집이다.



소어산에서 버스를 타면 금방 시청 앞 오사광장에 도착하게 된다.


멀리 바다쪽으로 오사운동의 상징인 횃불탑이 보인다.


저 사람은 또 어디를 저렇게 바라보고 섰을까?


1818년 1차세계대전 종결 후, 파리에서 전승국 회담인 파리강화회의에 중국도 전승국의 자격으로 참여하는데,


그 전에 위안스카이 정부는 독일이 물러간 산둥성에 진주한 일본에게

21개조에 달하는 잇권을 허가해준다.

이에 국민들은 이를 취소해 주기를 바라고.

그런데도 파리강화회의에서는 취소가 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주었다는 소식이 중국으로 타전되고,

이에 광분한 시민, 학생들이 천안문에 모여 열화처럼 반제국주의 반봉건주의를 소리 높여 외쳤다.

이것이 바로 1919년 5월 4일에 발발한 오사운동인 것이다. 


해안으로 늘어선 마천루가 마치 부산 해운대의 빌딩을 연상케 한다.


한가롭다.


다음날이다.

어렵게 찾아간 맥주거리, 맥주박물관.

거리 초입 건물 벽이 안내도인 셈이다~


폐허처럼 한산한 거리를 따라 조금 걸어들어가면 청도맥주박물관이 나온다.

청도의 맥주박물관이 아니라,

청도맥주의 박물관이다.


공장 견학 정도인데도 입장료를 받는다.

대신에 맥주 시음과 땅콩 안주를 준단다...

그것도 입장료에 따라 차등으로..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니 건물 옥상에 청도맥주 캔 네 개가 큼직하게 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찍은 날짜가 아예 표시되어 있다.


청도맥주의 역사 자료를 전시해 놓은 곳도 구경하고.


과거의 맥주광고.


다양한 용기의 청도맥주.



이런 과거의 공장시설도 탐방용으로 마련되어 있다.


맥주숙성 오크통.


맥주의 원료인 맥아.


맥아 볶는 곳.


골고루 열을 가하기 위한 기계.


맥주의 꽃, 호프.

아항, 이렇게 생겼구나~~



세계의 모든? 맥주.

맨 윗줄 오른쪽 끝자락에 우리나라 상표도 보인다.


시음 코너.

입장권을 제시하면 생맥주 원액을 한 잔씩 맛볼 수 있다.

시원해서 그런지, 맥주 공장에서 마시는 거라 그런지 몰라도

맛이 진하다.

그래서 좋다.


이곳은 현재 실재 공장의 생산 라인.


여기는 다시 박물관.

병뚜껑 자동 포장 기계.


회수된 공병 세척기.


1903년에 맥주의 본산인 독일이 이곳에 진주하고 맥주공장을 세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청도맥주는 독일 기술이 바탕이라서 좋을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독일은 1차세계대전 패망으로 중국에서 떠나고,

그 자리에 1916년 일본이 진주하여 이곳 맥주공장도 인수, 일본 패망 전까지 근 30년 간 운영했다.

이로 보자면 청도맥주는 그 출발은 독일이라고 하지만

실재 오래 운영한 것은 일본이니까, 일본 맥주기술의 영향을 훨씬 더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홒을 넣고 볶은 맥아를 넣어 발표시키는 탱크.

정말 거대하다.

맥주의 색에 따라, 일반 맥주, 홍맥주, 흑맥주 등이 있는데,

이는 맥아를 얼마나 볶느냐, 즉 맥아볶는 정도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열심히 맥주병을 태운 라인은 돌아가고 있다.




공장을 벗어나니 술취하는 집이란 곳이 나온다.

비스듬하게 설치된 조그맣고 긴 방에 들어가니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렵다.

비틀비틀, 흡사 술에 취한 사람 같다.

아마도 지면의 기울기를 달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밖에서 안의 사람을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모든 참관이 끝나자 크다란 홀로 된 맥주광장이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돈을 내고 바로 생산된 정말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두어 잔 마시며, 숨을 고른 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박물관을 빠져 나온다.


박물관에서 시내로 가는 길의 맥주거리.

비수기라서 한산하다.

아마도 피서철, 여름이면 인파들로 거리가 메꿔질 듯.

언뜻, 내가 살고 있는 충주에도 클라우드란 맥주공장이 있으니,

충주시내 한 곳에 이러한 맥주박물관 및 맥주거리를 조성해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년에 한두 번 쯤 맥주축제를 연다면,

아마도 전국적인 명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 중에 한 집에 들러 청도맥주를 낮술로 즐기고 싶은데...

일정이 있으니, 지나치는 수밖에...

아쉬운 마음에 메뉴라도 사진으로 담아본다.


맥주거리를 빠져 나와 조금 시내쪽으로 가니 차없는 거리, 야시장 등 청도의 번화가가 나온다.



배고파요.

저녁 먹읍시다.

여기 갈까 저기 갈까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북경식 훠궈집으로 들어간다.

그날, 푸짐한 만찬과 함께 청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날 오전 서점에 들러 자료 구입을 끝으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던, 그러나 즐거웠던, 그런 한편으로 짧은 시간이 아쉬웠던 청도여행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