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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중국여행][연변여행] 백두산에 오르다-1

by 유경재 2017. 7. 25.

연길공항에 도착하니, 뜻밖에도 학교에서 마중을 나와 있었다.

나의 한자 이름을 들고 있는 한 젊은 중국인남자와 만나 그가 가져온 차로 호텔까지 바로 도착,

일단 주최측인 연변대학교 중문과 학과장 왕치둥 교수와 만나 인사하고, 학회 참가를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모여든 다른 일부 교수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식사 후, 곧바로 학회장으로 이동 학회가 시작되었다.


왕치둥 교수의 사회로 개막식이 시작되고.


개막식 후, 기념사진 촬영.

왼쪽이 연변대 중문과 학과장 왕치둥 교수, 오른쪽은 상해대학에서 온 차오신화 교수.

특히 차오신화 교수는 학회의 총무이사로 보이는데,

백두산 여행 내내 나를 즐겁게 괴롭힌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차안이건 식당에서건 끊임없이 내게 중국노래, 한국노래를 강요했다. ㅎㅎ

학회 다음날, 학회 참가자 모두가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백두산 여행을 떠났다.

새벽 5시에 호텔 앞에서 집결, 아침도 먹지 못한 채...

그런데 나는 그 전날, 이 학회에 참석케 해 준 쑨더뺘오 교수와 함께 밤늦도록 백주에 가무를 즐겼던 터에 더욱 힘이 든 여정이 되고 말았다.

연길에서 백두산까지도 꽤나 시간이 걸린 듯 대략 3시간 이상이 걸린 듯 하다.

백두산 주차장에 도착,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비룡폭포 쪽으로 향해, 종점에서 내려 비룡폭포를 보기 위해 걸어간다.


걸어가는 도중 만난 생소한 식물들.


조금 오르다가 아래를 굽어본다.


비비추나 곰취 같은 것도 보이는데, 대부분은 온통 낯선 식물들이다.


비룡폭포[중국인들은 장백폭포라고 한다]를 전망하는 곳까지 도착하니, 한복대여하는 곳도 있다.

저 아이는 조선족일까 아니면 한족일까....


비룡폭포의 시원한 물줄기.

2007년에 왔을 때는 폭포 옆 터널길을 따라 천지까지 올라가 직접 천지 물에 손을 담그기도 했는데,

지금은 바로 이 자리까지가 끝이다.

더 이상은 통제되어 있다.

가이드 말로는 산의 바위들이 자꾸 떨어져서 위험하기 때문이라는데...

그렇다면 백두산 구경의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ㅠ



저기 멀리 웨딩사진 촬영하는 팀도 보인다.

역시 궁금하다. 조선족일까 한족일까 아니면 기타 소수민족일까 ㅎ


이것도 무슨 먹는 나물 같은데... 모르겠다.


자작나무?숲.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내려오니 예전처럼 여전히 온천수가 나타난다.


2007년 여행과 다른 점은 일단 관광객이 너무 많아졌다는 점, 그리고 그들 대부분이 중국인이라 점이다.

어딜 가든, 무슨 차를 타든 모두 끝없이 긴 줄을 서야만 한다.

그래서 그런지 2007년에는 천지에까지 가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고도, 정상에 올라가 천지를 굽어보기도 하고,

다시 소천지, 지하삼림 등 많은 곳을 여유있게 구경했었는데,

이번에는 천지에도 가보지 못하고, 비룡폭포 아래쪽 어디메 있는 녹연담과 산 정상까지 갔다오는데도 연길에 오니 거의 한밤중이 다 되어버렸다. 그만큼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여기는 비룡폭포 입구 아래쪽의 녹연담.

녹색 연못이라는 의미.



바로 여기가 녹연담.


이 물도 역시 천지에서 내려오는 물.


오른쪽은 감숙성 난주에 있는 서북사범대학에서 온 마쓰넨(馬世年) 교수.

나와 전공 분야도 비슷하며,

비룡폭포와 녹연담 구경 시 잠시 동행하며 서로 사진을 찍어 주던 사람이다.



여기 물은 마치 사천성 북부의 구채구 물빛 같다.



역시 신기한 식물들.



요건 또 무슨 꽃일까?


어딜 가든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진도 제대로 찍을 수 없을 정도 ㅠㅠ

"사람은 안나오고 물만 나오게 하기"가 어렵다는 ㅎㅎㅎ




표지판이 있는 저 길쭉한 멋스런 나무가 바로 마가목.


좀 전에 보았던 신기한 그 꽃이 도처에 많다.

나중에 다음꽃검색을 통해 찾아보니, 독활이라고 나오는데 모양이 전혀 아니다.

이리저리 애를 써서 알아낸 결과는 눈개승마.

북온대지역에 자라는 다년생초본으로, 우리 나라 고산지대에 많다고 한다.

역시 백두산은 우리의 영산이다.





녹연담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역시 많이 기다려야 함] 아래로 좀 내려와 정상에 올라가는 승합차[예전엔 짚짜] 타는 곳으로 와서

다시 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승합차를 타고 정상의 주차장에 도착한다.

여기에서도 다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날씨는 좋다.

주최측에서 정상에서는 추울 수 있으니 두터운 외투를 준비하라고 했지만,

가벼운 긴옷 정도면 무난할 정도로 기온도 높다.


몇 단계로 차단되어 기다림은 계속되고.


오른쪽 한 줄로 늘어선 줄이 어느 정도 줄면 아래쪽 차단줄을 얼마 간 풀어주고.

다시 차단하고를 계속한다.

마치 가두어 놓은 물을 방류하듯...


이제 다음은 우리 차례다ㅎㅎㅎ



정상으로 오르면서 아래의 주차장 쪽을 굽어본다.


아~ 민족의 영산, 백두산이여!

어찌 하여 반쪽은 남의 나라 땅이 되어버렸으며, 그마저도 내 나라를 통해 보지 못하고 둘러둘러 와야만 볼 수 있다니...ㅠㅠㅠ






왕치둥 교수도 차안에서 여러 차례 말했다.

강택민도 세 번이나 백두산에 올랐지만 천지를 보지 못했다고...


이전 2007년 때보다 더 못한 것은 사진 찍을 장소가 너무 협소해졌다는 것.

당시는 비록 위험했을지도 모르나, 차단 장치가 없어서 제법 아래쪽까지 아슬아슬하게 내려가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밧줄이나 나무로 정상 아래쪽으로는 못내려가게 차단시켜 놓았고,

곳곳에 감시원을 배치해 두고 있었다.


전에는 저 안쪽까지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었지 ㅎㅎ


이번 여행에서 내가슴을 아프게 했던 세 가지.

백두산, 연변조선족, 북한...


우리 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이 어찌 이렇게 중국의 장백산이 되고 말았나?

누구를 탓해야 하나?

다시 우리것으로 회복할 수는 없나?

백두산 여행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들이었다.ㅠㅠ



왕치둥 교수.

일견하자 바로 나와 의기투합, 호형호제하기로 한 괜찮은 사람.

한족으로 장춘이 고향이며, 그래서 그런지 연변의 조선족의 모든 것에 대해 지식이 해박하였다.


다음 편에서 사진 몇 장을 더 감상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