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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중국여행][연변여행] 백두산에 오르다-2

by 유경재 2017. 7. 25.

전편에 이어 사진 몇 장을 더 감상해 본다.

















천지를 뒤로 하고 하산하여 주차장에서 다시 한참을 기다렸다가 차를 타고 내려간다.


그야말로 구곡양장이다.


산 아래로부터 정상까지의 이 비탈길을 승합차들이 마치 개미가 줄을 잇든 꼬리를 물고 오르내린다.

대략 20여 분 걸리는 듯 하다.

꽤 길다.


원래는 저녁 시간쯤에 관람하기로 한 조선족 민속촌.

그런데 도착하니 시간이 거의 9시가 된 것 같다.

연길 외곽의 화룡시에 있는 광동민속촌.


어두워서 동네 모습이 어떤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



지금의 우리 시골 마을의 어느 집처럼 보인다.


그 중의 한 집으로 가이드가 안내한다.

방안에 솥이 있다.


흰 옷 입은 사람이 이 집 주인 여자이고,

그 뒷편의 노인이 그 여자의 아버지다.

물론 조선족이고.

주인 여자가 능숙한 중국어로 자신과 조선족을 소개하고 있다.

아마도 이 팀 중에 유일하게 한국인이 있다는 것을 모르리라.

나 또한 어찌 하나 그냥 관망할 뿐,

괜히 나의 존재를 알렸다가 그녀가 중국인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어려워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뒷문을 여니 이렇게 뒷마당이 장독대와 텃밭으로 되어 있다.


접시꽃도 심어져 있고.


한참을 떠들다가(주로 자기 아버지가 연로한데도 불구하고 건강하다는 이야기) 마침내 본색을 드러낸다.

건강의 비법이 바로 인삼, 고려인삼이라는 것.

자기들이 직접 재배하고 채취한 인삼을 장농 위에서 꺼내 보인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고,

일부는 구경을 한다.

좀 샀으려나 ???


이걸 보니 2014년 여름 운남성 시솽반나에 갔을 때, 그곳 다이족 마을을 방문했는데,

이와 흡사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민가 방문, 다이족 생활에 대한 소개, 공예품 판매...

중국의 관광 산업은 모두 일자리와 재화 창출이 기본 목표인 듯 하다.


조선족 민가 방문을 마치고 아주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마을 더 안쪽에 자리잡은 조선족민속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입구의 가게.


요런 것들을 팔고 있다.


도착하니 무대 쪽에 노인 몇 분이 장구와 북 등을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마도 공연의 리허설인 듯.


자리를 잡고 식사가 시작될 즘,

한복으로 갈아입은 남녀 노인네들이 몇 가지 노래와 춤을 보여준다.


그 중 한 노인을 공연이 끝난 후 만났는데,

자기 고향은 함경도 쪽이며, 자식들은 모두 한국에 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 노인들은 별로 할 일이 없었는데,

마침 이런 일을 하니, 수입도 되고 건강도 좋아진 것 같아 좋다고 한다.


조선족.

만주땅.

그 옛날 기상 드높던 고구려가 말달리던 바로 우리땅 이 지역이 어찌 중국땅이 되어버린 순간,

중국의 소수민족 중의 하나로 전락해버린 엄연한 우리 민족.

일제 강점기에는 한반도 전역에서 비교적 도전정신이 높았던 사람들이 살 길 개척과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찾아들었고,

어찌어찌 하여 그만 우리 나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인이 되어버린 비극적인 운명의 사람들.

왕치둥 교수의 말에 의하면,

원래 연변은 자치주보다 한 단계 위인 조선족자치구였으며,

조선족 비율도 60% 이상을 차지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30%대로 줄어들었고, 행정단위도 자치주로 강등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조선족이 대부분 우리처럼 교육열이 높으며, 그에 따라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외지의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후에는 외지, 대처에 정착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게 그 한 이유고,

또 다른 이유는 한국과의 수교 이후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돈벌러 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남은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라는데,

내 생각에는 10여 년 후 남은 노인네들마저 죽고 없으면, 어쩌면 자치주란 명칭도 없어지고,

그냥 일반 한족의 한 지역으로 변할 듯 보인다.



연변의 맥주, 빙천맥주와 백주인 화룡술.


식당 벽에 조선족 민속을 알려주는 사진이나 그림이 걸려 있다.

내 생각에는 조선족의 방랑, 개척정신은 우리 민족 중에도 최고가 아닐까 싶다.

비록 그 터전은 동북 최북단 연변이지만 중국 전역 어디에 조선족이 뿌리를 내리지 않는 곳이 없으며,

한국은 물론, 미국까지 전 세계 어디 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 일제강점기에 고향을 떠나 만주땅으로 이주했던 그 정신의 조상을 가졌기 때문이리라.

조선족.

한중 수교 이후,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남다른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들.

조선족이 있었기에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가까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어찌 보이스피싱 등 외래 범죄조직의 주범처럼 나쁜 인상이 그 위에 덧씌워져 버렸으니...

지금이라도 우리 나라에서 조선족에 대한 정책을 면밀하게 새롭게 정립시킬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백두산 여행 내내 백두산과 조선족은 나에게 말못할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