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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중국여행] 다시 찾은 북으로 바다를 낀 도시 산둥성 엔타이[烟台]-1

by 유경재 2017. 3. 3.

이번 겨울방학은 정말 시간을 허송한 듯 도무지 돌아보니 도무지 무얼 했는지

도통 떠오르는 게 없다.ㅠㅠ

그만큼 인간사에 자꾸만 깊이 엮이다보니 그런 것이리라.

그래서 사람은 한해 한해 지날수록 더욱 일이 많아지게 되고,

그만큼 여유는 자꾸만 줄어들게 되는 법이다.


그런데

딱 하나 중국여행을 다녀온 것,

그것도 한 달 새 두 차례나 3박4일 일정으로 산둥성의 엔타이와 칭다오를 다녀온 것은 그나마

허무하게 날려버린 방학 기간 동안의 유일한 위안거리가 된 셈이다.

두 번 다 목적지 선정의 이유가 항공료가 가장 싼 중국 도시라는 점이었으며,

두 번 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볶아먹듯 순식간에 결정하여 떠났던 여행이었다.


먼저 동장군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1월 19일부터 22일까지 예전에 한 번 갔었던 엔타이를

아내와 함께 겨울 휴가로 다시 찾았다.

본격적인 사진 설명에 앞서,

엔타이[烟台]의 지명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원래 번체자는 연기연자인 煙자와 누대 대자인 臺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지역에 봉화불 연기를 피우던 누대가 있는 연대산이 있기 때문에 붙은 지명이다.

그런데 간체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글자가 되었는데, 문제는 우리 한자음으로 어떻게 읽느냐는 것이다.

연기연자는 간체자와 번체자가 같아서 문제가 안되는데,

누대 대자는 간체자가 되면서 별이름 태자와 같은 글자가 되어 버렸다.

중국어로는 당연히 같은 발음 "tai타이"라서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한글 독음은 두 글자가 엄연히 "대"와 "태"로 다르다.

그러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원칙적으로 어원을 따라 당연히 "대"로 읽어야 하며, 그럴 경우 이 지명의 한글독음식 발음은 "연대"가 된다.

그런데도 대부분 한국인들이 "연태"라고 하고 있고,

그것이 마치 표준처럼 되어가고 있다.

오류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표준이 된다는 말인가.....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중국어발음인 엔타이라고 말한다.

그건 그렇고,

작년 연말부터 충주에서 인천공항 직통 버스가 생겨 한결 편해졌다.


비행기가 산둥항공편 밤에 출발하는 거라,

출발하는 날에도 한국에서 볼 일을 충분히 보고 떠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도착과 동시에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밤 인천공항은 느낌에 오히려 낮보다 사람들이 더 많은 듯...


밤에 서쪽으로부터 폭설 소식이 있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는 한 시간도 더 늦게 이륙하였고,

도착하니 벌써 자정이 가까운 시간,

엔타이는 이미 내린 눈으로 펑라이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고속도로가 폐쇄되어 있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여기 공항버스는 밤에는 운행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비행기가 끊길 때까지 운행한다고 한다.

그래서 공항버스를 탔는데, 만원이 되자 곧바로 출발, 고속도로 톨게이트로 향하는데,

고속도로는 폐쇄표시와 함께 모든 차단봉이 내려져 있었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 것은 버스기사가 톨게이트 직원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우리가 탄 버스만은 통과를 시켜주었다는 것.

버스기사는 그야말로 마이웨이 눈덮이 고속도로를 거북이마냥 저속운행으로 시내로 향했다.

거의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려 도착한 종점은 엔타이여객터미널 부근의 한 호텔 앞이었는데,

호텔이름을 보니 바로 내가 사전에 예약해둔 그 호텔이었다.

그야말로 도어투도어인 셈으로 한밤중에 호텔을 찾아헤매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숙소에 여장을 푼 후 벌써 새벽 두 시가 다 된 시간,

저녁을 먹기 위해 부근 李先生이란 중국식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니오우로우멘과 단단멘으로 허기를 달랬다.

[산둥항공 중국행 밤비행기는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숙소 부근.

숙소 옆이 곧 엔타이버스터미널.

그 앞쪽이 대규모 재개발 중이다.

몇 년 후면 이곳의 풍경이 완연히 달라질 듯.


숙소 바로 곁에 대형종합시장이 있다.

유리벽면 건물에 걸린 대형광고판 쪽이다.


바로 엔타이 싼짠도매교역시장.

한 곳에는 한국상품 전문 지역도 있다.



산둥성이 한국과 가깝다 보니,

곳곳에서 한류를 접할 수 있다.



도착 다음날에도 눈발은 날리고,

바닷바람이 매섭게 차다.

시장 구경 중에 잠시 요기도 한다.

일단 따뜻한 국물이 있어 좋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와인박물관으로 향한다.

그 지역 지리를 알려면 택시나 지하철보다 시내버스를 타는 게 좋다.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시내 지리가 금새 파악이 된다.

가는 길에 보이는 엔타이기차역.

숙소와도 멀지 않다.


엔타이의 바다가 보고 싶어, 와인박물관에 들러기 전에 해변을 먼저 찾았다.

황량한 겨울 바다.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찾는 이가 거의 없다.


그래도 나신의 모녀는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기가 바로 발해만.

여름 성수기엔 어떠했을까 상상이 되지는 않는다.




다시 버스를 타고 오던 길로 잠깐 되돌아 와 와인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이라고 이름 되어 있지만, 실재로는 엔타이의 한 와인 회사의 와인 소개이다.

한국인을 위해 이렇게 한글 안내문도 준비되어 있다.

우리는 기본인 50원 표.

매표소에서 돌아들어가니 이러한 건물이 나오는데,

여기가 참관하는 곳이다.

회사 이름인 장유를 주문화박물관 앞에 붙였다.

이 겨울에도 찾는 이들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같은 산둥성인 맥주로 유명한 칭다오에는 맥주박물관이 있는 것을 모방한 것 같은데,

차이라면, 맥주박물관의 입장객은 대부분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비싼 와인들이다.








엔타이는 사과와 포도가 유명하다.



숙성 창고.

크고 작은 오크통들이 즐비하다.


참관의 끝은 시음.

공장에 왔건만 양이 너무나 적다 ㅠㅠ

 다음 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