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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중국여행] 山西面游(산서성 면요리 여행): 자연보다 사람에 반했던 임분과 호구폭포

by 유경재 2017. 2. 17.

평요역에서 택시를 타고 외곽지에 있는 평요고성역에 도착했다.

서서히 대지가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역사 내부.


오후 1시 58분 출발.


호구폭포, 후커우폭포는 세계 최대의 황색폭포라고 자랑하는 황하의 최대 폭포이다.

섬서성을 감싸며 북으로 감돌아서 다시 산서성과 섬서성을 경계로 남으로 내려오는 끄터머리에 다가갈 즘에

넓은 황하의 물줄기가 좁게 변하면서 하나의 폭포를 이루고 있는데,

예로부터 잉어가 이곳을 오르면 용이 된다고 하여 등용문이라고도 불리었다고 한다?

임분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바라본 풍경.

산서성 남부의 풍경도 북부나 마찬가지다.

옥수수밭 일색인 것은.....


사진에서는 많은 것이 생략되었다.

임분서역[고속철역]에 도착하고 역사 밖으로 나오니,

빡빡 머리를 한 한 남자[영화 국두 등에서나 봄직한 전형적 산서성 시골 남자]가 다가와 어디를 가려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혹시 호구폭포를 가려면 자기네 여행사에서 내일 당일 일정의 코스가 있으니 이용하라고 한다.

그러면 지금 호텔로 태워주고, 내일 호텔까지 와서 픽업해서 호구폭포 갔다가

다시 임분서역까지 전송해준다고 한다.

귀가 솔깃하다.

그렇잖아도 임분에서 호구폭포까지 가는 게 미확정이라서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었는데,

잘 되었다 싶어 그 사람이 권하는 택시를 타고 임분역 바로 앞의 한 여행사 사무실에 들렀다.

거기에서 호구폭포 당일 여행을 하기로 하고 서류를 작성하는데,

와이프왈, 핸드폰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어디에서 없어졌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평요고성역까지는 있었는데, 그렇다면 그 역이나, 기차 안, 또는 택시 안 세 곳으로 압축이 된다.

그런데 평요고성역이나 기차 안에서 잃어버렸다면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선 택시 안이라고 가정하고 찾아보기로 하는데,

사무실 안에 우리를 데리러 왔던 사람 및 몇 직원들이 우리에게 모여들면서 다행히 아까 그 직원이 택시비 내고 영수증 받아놓은 것이 있으며,

그곳에 연락처가 있으니 연락해보겠다고 한다.

몇 단계를 거쳐 드디어 기사와 연락이 닿은 모양이다.

다행스럽게도 택시 안에 두고 내린 게 맞았다.

그래서 그 택시기사는 핸드폰을 택시회사 사무실에 맡겨두겠다고 하고, 여행사 직원이 우리를 대신해 가서 찾아왔다.

정말 열정적으로 우리를 도와주어서 감사의 표시로 100원을 꺼내어 더운데 뭐 시원한 거라도 사서 직원들끼리 나눠먹으라고 하니 한사코 받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젊은 사장이 들어오고, 더더욱 받지 않으며 친절봉사가 자신들의 모토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수박 한 덩이를 꺼내어 갈라서 우리에게 권하기까지 한다. 

이번 일로 중국인에 대해서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진 와이프도 어느 정도 변한 듯 보였다.


숙소까지 와서 짐을 풀고 저녁도 먹을 겸 숙소 부근을 구경했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하고 체크아웃, 로비에서 기다리니

어제 우리를 위해 애써준 그 직원이 우리를 태우러 왔다.

여행사에 도착, 큰 버스에 올라 호구폭포로 향한다.


임분에서 호구폭포로 향하는 버스에서 본 풍경.

아마도 황하의 황토가 퇴적되었다가 다시 침식되어 계곡처럼 변한 게 아닐까.


곳곳이 이렇다.

어떤 곳에는 저러한 황토를 이용해 동굴을 파서 마치 혈거하듯 거주하는 집도 보인다.


임분에서 호구폭포까지는 예전에는 도로 사정이 정말 좋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새로운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빠르고도 편하게 갈 수 있다.


바로 이 버스가 우리가 타고 온 여행사 버스.


버스에서 내려 호구폭포 매표소까지 가는 길은 여지없이 이러한 상점들이 도열해 있다.


매표소 안.

한여름 무더위에도 관광객들이 정말 많다.


단체 입장권.

가격은 모르겠으나 개인 입장권은 100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신발은 물에 젖은 바위의 미끄럼방지용.

사실 별 필요가 없다.


저 너머 산은 섬서성이다.

보이는 전체가 황하이다.

수량이 적다 보니 호구폭포쪽으로만 물이 흐른다.

아마 수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더 장관일 듯 하다.


상류 쪽.

도대체 황하의 물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수량이 적다니 ㅠㅠ


황하 황토의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강 바닥.



호구폭포에 도착했다.

호구폭포는 저 굴, 화국봉이 쓴 황하기관이란 글씨의 동굴로 내려가 아래에서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먼저 내려가서 보자.


내려가는 길,

축축하여 미끄러우니 조심할 것~~


바로 이것이 호구폭포다!


건너편은 섬서성에서 온 사람들.




황색폭포.

자욱한 물보라.





기대만큼 웅장한 느낌은 덜하다.




황하지수천상래, 중국의 시선(詩仙) 당나라 이백(李白)의 <장진주사>(將進酒辭)의 서두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천성에서 천하를 구제하기 위해 청운의 꿈을 품고 도도한 장강을 따라 세상으로 나온 이백,

그러나 세상은 천재시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천지를 주유하던 차에,

오균의 추천으로 현종에게 발탁되어, 현종의 치적을 미화하는 일을 하는 한림학사에 등용되어 2-3년간 벼슬을 하면서,

자신이 꿈꾸던 벼슬과 거리가 멀고 양귀비로 인해 혼미해져가는 현종을 보면서

사퇴를 청하여 다시금 자연인으로 돌아왔던 그.

벼슬에서 돌아왔던 그가 가장 먼저 찾았던 것은 하남성 숭산에 머물고 있던 지기 단구생이었으며,

또 한사람의 귀족 군자인 잠부자와 함께 황하가 멀지 않은 친구의 산막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그간의 회포를 밤새도록 풀었었고,

거기에서 바로 권주가이도 한 이 장진주사를 지어 자신의 뜻을 친구들에게 말했었다.

그대들, 보지 못했는가, 저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부터 흘러와 세차게 흘러 바다로 들면 다시는 되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그대들, 보지 못했는가? 고대광실 밝은 거울 앞에서 백발을 보고 슬퍼하는데, 아침에는 검은 실 같던 머리카락이 저녁이면 어느새 눈처럼 하애지는 것을?


인생이란 스스로 만족했을 때 즐겨야지 황금 술통을 헛되이 달을 보고 있게 두지는 말게나.

하늘이 나를 낳았을 때는 반드시 쓸모가 있었을 터, 천금의 돈이라도 흩어졌다 다시 돌아오게 마련.

양고기 소고기 안주 삼아 잠시 즐겨나 보세. 한 번 마셨다 하면 삼백 잔은 마셔야 한다네.

잠선생, 단구생이여 술잔을 드시게, 잔을 멈추지 마시게나.


내 그대들을 위해 노래 한 자락 할 테니 좀 들어봐 주시게나.

화려한 음악과 산해진미도 귀하게 여길만한 게 못되고,

단지 오래오래 취해서 다시는 깨지 말았으면 한다네.

예로부터 성현들은 살아생전 모두 외롭고 고단한 삶이었고,

술마시던 사람들만 그 이름을 후세에 남겼었지.

진사왕 조식이 평락관에서 잔치를 열었을 때,

한 말 술에 수만 금 하는 귀한 술로 마음껏 즐겼었다지. 


주인이 어찌 술값이 모자란다고 하겠는가?

곧바로 달려가 술을 사와 그대들과 대작하리라.

오화마 화려한 말인들, 천금 나가는 귀한 가죽옷인들 모두다 내어서

아이 불러다가 맛있는 술과 바꿔오게 하여서

그대들과 만고에 시름을 녹여볼까 하노라~~


이 아니 절창인가.







이제 다시 버스로 돌아가야 한다.

예매한 임분-태원행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가이드에게 서둘러줄 것을 부탁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호구폭포를 벗어나 다시 임분 시내로 향한다.

그렇게 하여 호구폭포 관람을 마치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태원으로 가기 위해 임분서역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