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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통영맛집] 지역민 추천 오래된 맛집 새집식당

by 유경재 2017. 1. 13.

드디어 2017년 새해가 떠올랐다.

2016-2017 송구영신 남도여행의 마지막 날, 짐을 정리해서 집으로 향하는 장도에 올랐다.

거제도를 벗어나기 전에 거제도 최대의 해수온천에서 심신을 새롭게 하고, 통영을 지나는 길에

아이들이 가 보고 싶어하는 벽화마을에 들렀다가,

중앙시장 구경도 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아이들에게 부근의 맛집을 찾아보라고 해서 얻은 결과가 바로 중앙시장에서 조금 벗어난 골목의 한 오래된 식당이다.


아래 사진은 여행 첫날 거제도로 가는 길에 들렀던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으로 향한다.


다도해.

청명한 날씨 덕분에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

환.상.적이다.


내 사랑 반려와 분신들 ㅎㅎㅎ


거제도를 떠나 귀갓길에 다시 찾은 통영,

동피벽화마을.


벽화마을에서 내려와 중앙시장 구경 후, 식사를 하기 위해 검색한 새집 식당을 찾아 간다.

골목인데 제법 운치가 있다. 문화의 거리?


백석과 통영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골목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백석의 시들이 말해주고 있다.

백석은 고향이 평북 정주이며, 월북시인이다.

그가 젊은 날에 사랑했던 여인 중의 한 명이 바로 통영의 아가씨 난(천희)이었으며, 그녀를 찾아 세 번 정도 불원천리 남도의 끝까지 찾아온 적이 있으며, 몇 편의 시를 남겼다. 


한 수 더 감상해보기로 한다.


구마산(舊馬山)의 선창에선
좋아하는 사람이 울며 나리는 배에 올라서
오는 물길이 반날
갓 나는 고당은 갓갓기도 하다
바람 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북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서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중략)

샘터엔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그이가 있을 것만 같고
내가 좋아하는 그이는 푸른 가지 붉게 붉게 동백꽃 피는 철엔 타관 시집을 갈 것만 같은데
긴 토시 끼고 큰머리 얹고 오불고불 넘엣거리로 가는 여인은 평안도서 오신 듯한데
동백꽃이 피는 철이 그 언제요
녯 장수 모신 낡은 사당의 돌층계에 주저앉아서 나는 이 저녁 울듯 울듯 한산도 바다에 뱃사공이 되어가며
녕 낮은 집 담 낮은 집 마당만 높은 집에서 열나흘 달을 업고 손방아만 찧는 내 사람을 생각한다.
- 백석 <통영2>

바로 이 집이 우리가 찾던 집이다.



잘 읽어보면 왜 유명한지를 알 수 있다.


시장 쪽의 그 북새통과는 대조적인 골목만큼이나 식당 내부도 한적하다.

그래서 좋다.


해물뚝배기를 먹기로 한다.


반찬들이 형식적이 않다.

손님의 입장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것임을 알겠다.


한 사람씩 따로 나오는 해물뚝배기.

각종 신선한 해물들이 그야말로 푸짐하다.



조류독감으로 인해 계란값이 폭등하고 있는데, 이렇게

넉넉한 양의 계란말이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송구영신 남도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통영에서 백석 시에 젖어가며 즐겼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