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그 무덥던 여름도 내년을 기약하며 시나브로 우리 곁을 떠나가고
공기가 깨끗한 천고마비의 가을이 찾아왔다.
올해 가을은 예년에 비해 빨리 온 듯 한데, 작년 기준으로 본다면 아마도 11월 중순까지는 이러한 쾌적한 날씨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듯 하다.
천자문에 나오는 "寒來暑往"(한래서왕: 추위가 오니 더위가 물러나네)이란 구절이 새삼 진리처럼 와 닿는 시기에,
오랫만에 지인과의 점심 약속을 위해 중앙탑 쪽으로 차를 몰았다.
늘상 가던 막국수집 맞은편의 한 오리전문점을 찾았다.
식당 앞은 바로 중앙탑 공원으로 들어가는 삼거리다.
나는 오래 산다는 그 "장수"인 줄 알았는데, 사장님 이름일 줄이야 ㅎㅎ
백숙과 로스, 주물럭 등 오리고기 전문.
처음 와보는 집인데도, 역사는 이미 10년을 넘었다고 한다.
두 개의 방에다 중앙의 홀이 널찍하다.
대목 밑이라 그런지 점심시간인데도 우리 두 사람뿐이다.
그런데 동행한 지인의 말에 따르면 어떤 때는 이 넓은 공간에 자리가 없을 정도일 때도 있다고 한다.
작은 방?쪽 풍경.
벽면이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그 중의 휘호 액자는 《大学》의 제2장에 나오는
汤之《盘铭》曰, ‘苟日新,日日新,又日新."(탕지반명왈,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 중의 마지막 두 구를 쓴 것이다.
탕(汤)왕은 중국의 하(夏)나라를 세운 임금으로, 그는 얼굴을 씻는 세숫대야에 좌우명처럼 글을 새겨놓았다고 하는데, "정말로 매일 같이 새롭고자 한다면 매일매일 자신을 새롭게 하고, 그리고 또 매일 새롭게 하라."라는 뜻이다. 즉, 사람은 끊임없이 새롭게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며, 그것을 몸을 씻을 때마다 각성하면서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좋은 말이다.
중앙홀의 주방쪽.
벽에 붙은 글씨를 보니 저염식으로 인정받은 맛집이라고 한다.
대부분 메뉴들이 여러 사람 왔을 때의 회식용으로 보인다.
한두 사람이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기에는 마땅하지가 않다.
아마도 그래서 도토리묵밥이란 점심 메뉴를 개발한 듯.
개인적으로는 이와 비슷한 메뉴를 두어 가지 더 개발, 첨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두 사람이 왔으니 어쩔 수 없이 도토리묵밥.
기본 상차림.
백김치가 아삭한 식감에 산뜻한 맛으로 자꾸만 젓가락을 유혹한다.
도토리묵밥 한 상.
시원한 슬러시 국물의 도토리묵사발은 여러 새싹들과 김, 김치, 야채 등이 어우러져 상큼하고도 건강한 맛을 낸다.
여름 메뉴로 제격인 듯.
날씨가 선선해지면 따뜻한 국물로 대체되겠지...아마도.
이 식당의 전문 요리인 오리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뭐라 평할 수는 없지만 점심특선인 도토리묵밥은 괜찮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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