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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제천여행] 작지만 유구한 역사의 아름다운 절 정방사를 찾다

by 유경재 2015. 4. 22.

우중의 정방사의 풍경과 운치는 어떨까?

단순히 그런 궁금증 때문에 금월봉에서 다시 출발해 청풍대교 직전 삼거리에서 왼쪽 호반로를 따라 여유를 부리며 차를 몰아 간다.

앞서 가던 차나 뒤따르던 대부분 차량들은 청풍대교를 건너가고,

정방사쪽으로 방향을 잡은 차는 거의 없다.

아마도 비도 오고, 일요일도 이미 정오가 훨씬 지난 시간이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조금 가면 es리조트가 나오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시끌벅적 혼란한 이런 이정표들을 만나게 된다.

이 계곡이 바로 금수산 어름골이다.

보통은 여기 부근에 적당한 곳에 주차시켜 놓고 걸어서 한 시간 정도 오르면 정방사에 갈 수가 있는데,

오늘은 비도 오고, 시간적 여유도 없고, 등산객도 없을 듯 해서

그냥 차를 몰고 정방사 주차장까지 가기로 했다. 

 

빗줄기가 약간은 가늘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안개가 자욱하다.

그래서 정방사 가는 길은 약간은 몽환적 느낌이다.

 

숲들도 그렇고.

 

차를 세워 놓고 5분 정도 더 오르면 드디어 정방사.

제주도의 올래길이 유명해지자, 전국 각 지자체마다 다투어 걷는 길을 개발하고 있는데,

제천은 이름도 예쁜 자드락길을 만들었다.

정방사길은 자드락길 2코스.

 

 

저 좁은 바위 사잇길을 지나면 바로 정방사가 나타나나.

 

전에 왔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절터가 참 좁다.

거의 절벽에다 조성한 듯.

 

아래 보이는 기와지붕의 건물이 유명한 해우소.

전국에서 해우소에서 바라본 풍경이 가장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이곳은 폐쇄시키고, 그 우측에 새로 신식 건물을 지어 사용하고 있다.

 

정방사의 전경.

 

휴일이건만 찾은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 입구의 종루마저 외로워 보인다.

 

정방사는 의상대사가 세운 역사가 오래된 절이다.

그와 함께 재밌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기도 하다.

궁금하면 아래 안내판을 읽어보시길~

 

 

안개 자욱한 풍경.

마치 불법의 세계나 선계에 있는 듯한 착각에 잠시 젖어든다. 

 

 

본당 뒤꼍에는 바위에서 나오는 약수가 있다.

안개에 휩싸인 불도량에서 약수 한 국자로 마음과 몸을 모두 향기롭게 정화시킨다.

 

약수가 있는 수직 암벽에 신기하게도 동전이 붙어있다.

 

대자대비의 불법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생명에게도 작용하고 있다.

 

안개, 추녀, 풍경...황홀하다.

 

 

약사여래불?

 

본당, 즉 대웅전인 셈이다.

"간절히 기도하면 반드시 이루어 주신다."

 

정방사란 어감이 왜 그리 좋은가 했더니,

한자로도 아름다운 의미를 가진 이름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불법의 "깨끗한 향기"

 

새로 지은 해우소는 어떨까 직접 탐방해본다.

해우소 칸마다 창을 넓게 내었다.

그래서 바깥 풍경이 한가득 해우소 안으로 들어온다.

 

이렇게.

 

정방사를 나와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

누군가 말했었지.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꽃, 내려갈 때 보았네"라고...

 

여기저기 진달래가 흩어져있다.

 

길은 굽어지고,

소나무도 적당히 굽어져 자란다.

인생길도 직선보다는 적당히 굽어져야 좋지 않으리.

 

 

청풍대교가 보인다.

 

비가 조금 그쳤다.

같은 길, 같은 꽃이지만 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렇게 비오는 휴일, 우요일에 갑작스럽게 떠났던 제천 여행은 끝이 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