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부터 여성들은
가족들의 먹거리를 담당했었던 모양이다.
봄이 되면 산이나 들로 나물을 캐러 다녔었고,
그러다가
남정네와 눈이 맞아 사랑이 싹트기도 했었다.
시경시에는 이러한 나물 캐는 여인과[의] 사랑을 노래한 시가 적잖게 수록되어 있는데,
앞에서 소개한 <관저>도 그런 종류의 하나다.
여기에서는 칡뿌리를 캐는 아가씨, 쑥을 캐는 아가씨에게 사랑에 빠진 총각의 시점에서 노래한
시를 한 수 보기로 하겠다.
<采葛> 칡을 캐다
彼采葛兮,一日不见,如三月兮! 저 아가씨 칡을 캐네요, 하루라도 못보면 세 달을 못 본 듯
피채갈혜, 일일불견, 여삼월혜
彼采萧兮,一日不见,如三秋兮! 저 아가씨 쑥을 캐네요, 하루라도 못보면 1년을 못 본 듯
피채소혜, 일일불견, 여삼추혜
彼采艾兮!一日不见,如三岁兮! 저 아가씨 참쑥을 캐네요, 하루라도 못보면 3년을 못 본 듯
피채애혜, 일일불견, 여삼세혜
(설명)
두 번째 연의 三秋의 의미에 대해서는 역대로 설이 분분한데, 가을의 세 달인 3개월, 세 번의 가을인 9개월, 세 번 가을이 지난 기간인 3년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여기에서는 앞 뒤 연의 세 달과 3년을 감안해서 9개월로 보았는데, 그래서 대략 1년으로 번역했다.
그리고 두 번째 연과 세 번째 연의 萧와 艾는 둘 다 쑥의 한 종류를 가리킨다. 지금도 쑥은 종류가 많은데, 그래서 번역을 약간 달리해보았을 뿐이다.
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이리라.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사랑의 깊이를 헤아리자면 보고 싶은 열망의 강도를 가늠해보면 알리라.
얼마나 보고 싶고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하루라도 못 보면 세 달, 1년, 3년을 못 본 듯 하다고 했을까. 대단한 사랑이다.
"일일여삼추"란 성어의 내원이기도 한 작품이다.
이 순간 내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는 줄을 그 사람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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