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행을 다녀온 지도 한 달이 지났다.
뭐가 그리도 바쁜지 블로그 관리할 시간도 제대로 내지 못한 채
마치 세월이 질질 끌려다니듯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처량해진다.
어제 종일 봄비 치곤 제법 줄기차게 내리더니
오늘 아침은 햇빛 따사로운 화창한 날씨다.
기분마저 상쾌하다.
오늘은 뭔가 좋은 일이 많을 듯한 예감이 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오늘 아침 같은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맞았으면 좋으련만...
어쨌거나
1박2일 속초여행, 이틀째 아침, 숙소를 나와
속초 시내에서 해장을 한 뒤 하조대로 방향을 잡고 차를 몰았다.
하조대는 오래 전에 가족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바닷가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기억이 있다.
네비게이션의 지시를 따라 도착한 곳.
주차장부터 옛 기억이 난다.
차를 세워두고 오른쪽 하조대가 있는 오솔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길은 이렇게 정자로 이어진다.
하조대.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잠시 은거하던 곳이란 설명.
어떤 곳에는 하씨와 조씨의 두 청춘남녀의 사랑의 전설이 서려있는 곳이라고도 한다.
하조대 정자 앞 바위에 새겨진 오래된 암각 글자.
2월 중순의 동해 바다.
풍경사진으로 자주 접했음직한 기암과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
화면이 심심찮게 가끔씩 어선들도 오고 가고.
주차장.
뒷편의 붉은 색 줄기의 소나무가 크고 우람하다.
지금 포항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소나무제선충을 생각하면
조만간 여기 소나무들도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제 정자 반대쪽인 등대가 있는 곳으로 가본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
동해안은 그래서 늘 나에겐 로망이다.
느와집으로 된 찻집이 입구에 있다.
지붕을 자세히 보니 나무가 아니다.
구들장 같은 돌이다.
바위는 틈을 내어 먼 대양에서 온 파도를 잠시 쉬게 해준다.
계모임 했었나? 곳곳에 그 흔적이다.
아직 채 가시지 않은 겨울의 잔재가 바위 허리에 허옇게 붙어있다.
등대를 향해 가다가 바라본 바다.
기암, 푸른 바다, 수평선, 하늘...
가슴이 탁 트인다.
등대.
바다를 지척에 두고도 끝내 박제가 되어 숨을 헐떡이고만 있는 돌고래.
한국, 강원도의 힘! 깨끗하고 아름다운 동해안~
이런 산소통 같은 경치가 있기에
도시인들은 그 뻔한 교통체증에도 불구하고 동해로, 동해로 탈출하는 것이리라.
두툼한 겨울외투의 한 쌍의 연인,
저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을까?
바위에 뿌리를 내리는 소나무의 생명력, 대단하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더러 어쩌라고 자꾸만 와서 부딪히는가?
아름다운 해안의 경치와 드넓고 푸른 동해 바다,
뭔가 모르게 답답했던 가슴이 일시에 씻겨가는 느낌,
두 번째 찾은 하조대는 여전히 신선함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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