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감을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이다.
벌써 귀국한 지도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채 자리가 잡히지 않고 있으니 괜스레 자꾸만 조급함만 더해진다.
심지어는
한 달도 전에 찍어둔 맛집 사진을 이제서야 정리할 정도이니,
사는 게 뭔지, 시간에 쫓기듯 이렇게 사는 게 맞는지 회의가 든다.
늦더위가 채 가시기 전인 8월 달이었다.
뭔가 모르게 식욕이 떨어져 몸을 좀 추스릴 필요성이 느껴져 찾았던 집.
전통뚝배기추어탕이란 조금은 긴 이름의 이 맛집의 위치는
탄금교를 지나 구비진 길 오르막 끝 쯤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간 곳인데,
도로에서 집은 보이지 않는 대신 큰 입간판이 보여 찾기가 쉽다.
그 조금 못미쳐 오른쪽 탄금호반에 장어로 유명한 청금산장이 있다.
한옥은 지은 지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데, 기둥마다 대련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게다가 옥호까지 멋진 글씨로 떡하니 걸려있으니...
마음이 편한 집, 심녕당.
농장까지 운영하고 있는 모양이다.
마당 한 켠에는 이렇게 정자도 있고, 아이들을 위해 물놀이 시설도 갖춰 놓았다.
주인이 한자 서예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방석까지 한자 방석이다.
시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수묵담채, 문인화도 벽에 걸려 있다.
방 안팍으로 서예와 문인화 등이 많아서 혹시 사장님이 이런 쪽에 조예가 있나 싶어 물어보니,
사장님의 시아버지께서 다른 분에게 의뢰해서 장식한 것이라고 한다.
식당 이름처럼 간단한 메뉴다.
추어탕을 먹기로 하고 기다리니 먼저 반찬들이 상에 오른다.
감자전이 특별히 맛있다.
더 달라고 하고 싶은데 참는다.
추어탕.
어째 된장국 같은 비쥬얼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된장맛이 돈다.
옛날 어릴 적 고향 들판 봇도랑이나 논에서 직접 잡은 미꾸라지로 어머님께서 끓여주시던 그 시원하고 칼칼한 맛의 경상도식 추어탕은 너무도 그립다. 아~옛날이여!
경상도식 추어탕은 호박잎과 땡초, 그리고 우거지, 재피가루가 들어가 알싸하면서 국물이 시원하고 칼칼해서 좋았었는데,
객지에 나와 살다보니 그 맛을 본 지가 언제였던지 기억조차도 가물가물하다.
이곳 충청도의 추어탕은 재피가루 대신 들깨가루가 들어가서 몸에는 더 좋을 지 모르겠으나,
텁텁한 맛이 내게는 맞지 않다.
그러나 어쩌랴...먹는 수밖에.
아니지. 조만간 날씨 좋은 휴일을 잡아서 반두들고 들로 가서 직접 미꾸라지를 잡아와
직접 끓여보는 것은 어떨까.
과연 그런 시간이 주어질까.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 보니 들어갈 때 보지 못했던 장단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 단지들 안에는 저마다 무엇이 들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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