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주제가 있는 여행이다. 주제에 따라 제목 또한 “중국남방명루기행”이라고 거창하게 붙여보았다.
실재로도 호북성 무한의 장강가의 황학루(黄鹤楼), 호남성 악양의 동정호가의 악양루(岳阳楼)、강서성 남창의 공강(贛江) 가의 등왕각(滕王阁)은 “江南三大名楼”로 병칭되고 있다.
여기에다 산서성(山西省) 영제시(永济市)에 있는 황하가의 관작루(鹳雀楼)까지 합하면 중국의 四大名楼가 된다. 그런데 근래 티비를 통해 보니 이 누각은 황하의 물길이 바뀌는 바람에 강과는 멀리 떨어져버려 옛날의 그 풍취를 상실해버린 것 같다. 다만 당대(唐代) 저명한 시인 왕지환(王之涣)의 <등관작루(登鹳雀楼)>의 시 “천 리 멀리까지 다 보기 위해 다시금 한 층을 더 오른다네."(欲穷千里目,更上一层楼)의 구절은 변함없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간혹 6대 명루를 들기도 하는데, 이상 네 개의 누각에다 산동성(山東省) 연대(煙台)의 바닷가에 있는 봉래각(蓬莱阁)과 운남성(云南省) 곤명(昆明)의 서남부에 위치한 대관루(大观楼) 등을 합하여, 6대 명루라고 일컫기도 한다.
본래 2월 중에 실행하려고 일찌감치 계획을 다 세워두었는데, 날씨를 보아하니 너무 추워서 할 수 없이 4월 하순으로 미룬 것이었다.
아침 5시에 맞춰놓은 알람소리에 잠이 깨어 짐을 챙겨서 집을 나선다.
이른 아침에 상해대역에서 출발하는 지하철7호선, 마침 차안에 설치된 티비로 세월호침몰 뉴스가 전해진다. 몇 안되는 사람들이 눈여겨 본다. 어째 중국인에게조차도 부끄러울까?
침몰한 배안에 갖혀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 사람들을 생각하노라면 나조차 숨이 막힌다.
자주 다니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진 홍챠오역.
일요일 아침부터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난다.
상해발 강서성 남창행 둥처.
아침 7시40분 출발, 오후 2시10분 도착, 정확히 6시간 반 걸린다.
예전 같았으면 침대도 아닌 기차로는 엄두가 안났을 텐데 지금은 적당한 거리라 생각된다.
둥처는 침대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간혹 이렇게 침대차를 대용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잉워가 아닌 두칸짜리 침대인 루안워.
한 쪽에 3명씩 타는데, 짐은 윗칸에 올려놓거나 피곤한 사람은 윗칸에서 누울 수도 있어 편리하다.
어느 역에선가 옆 선로에 정차해있는 열차 안의 풍경이 정겹다.
칸칸마다 각자 서로 다른 사연이 실려 있겠지.
나를 제외한 다섯 사람이 모두 미혼의 젊은 남녀다.
출장 가는 사람, 여행 왔다가 집에 가는 사람...시끌벅적하다.
열차는 달린다.
절강성 이우를 지나면 금화이다. 그리고 금화 지나면 바로 강서성으로 접어든다.
이우 이후부터는 처음 가는 길이다.
열심히 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구경한다.
역에 정차할 때마다 플랫폼에는 간식거리를 파는 리어카가 어디선가 나타난다.
나는 미리 준비해간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강서성으로 접어들자 벌써 모내기한 논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긴 여긴 이모작이 가능한 지역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
들판과 산들이 끊임없이 차창을 스쳐 뒤로 사라져가고.
터널도 엄청 많다.
드디어 첫째날 목적지 강서성 성도인 남창에 도착했다.
역시나 여기도 런타이둬러. 사람이 너무 많다.
역을 빠져나와 잠시 길을 확인한다.
본래 이번 여행은 철저히 시내버스를 이용할 생각인데, 남창만큼은 박물관이 월요일 휴관이라, 만사 재쳐두고 도착날인 일요일에 관람해야 했다.
박물관이 오후 5시에 폐관하니 그때까지 다 보려면 서둘러야 하고, 그러자면 시내버스 대신 택시를 탈 수밖에 없어 일단 택시정류장으로 향한다.
강서성의 성도인데도 불구하고, 헤이처의 호객행위가 너무 심하다.
택시정류장에는 택시가 간간이 한두 대씩만 들어오고, 택시 타려는 사람은 많고.
헤이처의 유혹에 살짝 빠져들다 그래도 기다리기로 한다.
한참을 기다려 어렵게 택시를 타고, 강서성박물관으로 향했다.
첫날 첫 일정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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