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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폭스트로트★

[절강성 여행] 연초에 온주(温州) 안탕산(雁荡山)을 찾다 -3

by 유경재 2014. 2. 1.

다시 안탕산 영암지구 유람이 계속된다.

단장애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또 하나의 작은 연못이 동굴 속으로 연결된 것이  나오는데, 여기서 뗏목을 타면 동굴 속까지 들어갈 볼 수 있다.

동굴의 깊이를 물어도 대답이 없다. 다만 한 사람 당 20원이란 말만 한다.

 

그래서 타지 않기로 하고, 좀 전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던 항주 사람은 뗏목을 타고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여긴 또 다른 곳.

 

 

 

 

승천하지 못한 용인가.

 

신령스런 강의 바위배.

표지석 옆의 베틀의 북 모양 생긴 바위가 뒤집힌 배 같긴 하다.

 

산 봉우리가 비친 맑은 물에 근심없는 물고기는 한가로이 노닐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내려온다.

 

 

 

 

작은 용추 폭포.

 

 

 

좀 전 올라갈 때 보았던 휴게소의 많은 의자들은 바로 이 계곡 사이 줄타기를 보기 위한 것.

3시가 넘어야 시연이 있다는 데 그때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그래서 헤이처 기사가 오래 있다가 나오라고 했구나.

북경의 용경협에서 더 높은 곳에서 건너는 것도 본 터라 한 곳이라도 더 보기 위해 패스.

 

천주(天柱)를 설명한 글.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그 사이 세운 하늘을 바치는 기둥 때문이라나...

 

 

그렇게 헤이처기사의 말보다 일찍 풍경구를 빠져 나오니, 기사가 당황해한다.

한 곳이라도 더 보겠다고 하니 또 부근에 있는 다른 곳을 안내한다.

바로 삼절폭 풍경구. 상, 중, 하 세 개의 폭포가 있는 곳.

폭포라면 지금은 갈수기니 볼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기사의 말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맨 먼저 만나게 되는 하절폭.

 

도대체 이게 폭포란 말인가.

수량이 너무 적다. 그러나 예상하던 바다.

그냥 청명하고 따뜻한 날 안탕산 트레킹한다 생각할 뿐이다.

 

 

다시 중절폭을 향해 올라간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간다.

한국에서도 업무 핑계로 한동안 등산을 못했었고, 상해에서는 산이 없어 더더욱 등산할 기회가 없었는데,

뜻밖에도 여행 왔다가 제법 등산다운 등산을 한다.

폭포 풍경구는 볼 게 없다는 걸 다들 아는지 찾는 사람도 가뭄에 콩나듯 하다.

그래서 한적하고, 한적해서 더욱 좋다.

 

 

그렇게 한참을 제법 몸에 땀이 베일 정도로 올라가니 중절폭이 나온다.

 

세 개 폭포 중에 그나마 폭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규모도 크다.

 

 

폭포 안쪽으로 한 바퀴 돌 수 있게 길이 만들어져 있다.

폭포 떨어지는 물줄기 안쪽에서 바라본 바깥쪽.

 

폭포 앞 언덕에서 폭포 전체를 사진에 담아본다.

 

그리고 다시 상절폭을 향해 올라간다.

길이 제법 가팔라진다.

 

걷가가 보다가,

그러나 걸으면서 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

걸어가면 볼 수 없고, 보면 걸을 수 없다.

 

 

안탕산, 특히 삼절폭의 여러 풍경구 명칭을 가지고 지은 한시.

운산료요기천중: 산을 휘감아 도는 구름은 몇 천 겹이며,

료아추래일흥농: 산은 가을이 드니 상쾌한 흥취가 더욱 깊어진다.

욕향영암이탁필: 영암으로 향하려다 탁필봉으로 이동하는데,

여군동소만인봉: 그대와 함께 만인봉에서 수심을 쓸어나 볼까. 

 

 

한참 올라가니 거의 이 산의 정상이다.

그렇다면 상절폭은 어디에???

폭포 대신에 꼭대기에 일흥정이란 정자가 하나 외롭게 있다.

좀 전 시에도 언급된, 바로 그 일흥.

 

언덕을 넘어 계속가면 방향을 고려하여 추측컨대 영암지구가 나올 듯 하다.

그러나...무리는 금물. 이제 하산할 시간.

 

내려오는 길에 만난 또 하나의 낙서.

산심해활. 산은 깊고 바다는 넓다.

왜 이런 평범한 말을 여기에다 굳이 새겼을까, 그 저의가 궁금해진다. 

 

 

하산하여 헤이처 기사에게 전화하니 한참만에 다시 나타난다.

다른 곳, 방동 쪽으로 가자고 하니 시간이 안될 것 같다고 하며 일찌감치 역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기차를 놓칠 수는 없으니 나 역시 그 말을 따라 일찌감치 기차역에 온다.

그제사 점심을 건너뛰었다는 걸 깨닫는데, 부근에는 식당이 없다.

물론 역 안에도 없고.

대신에 역 앞에 몇몇 할머니들이 컵라면이랑 군것질꺼리를 팔고 있다.

거기에서 삶은 계란에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대신한다.

 

역에서 바라본 안탕산.

 

 

안탕산역사 대합실.

그렇게 한겨울 안탕산 여행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