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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와 태리 이야기

[2013.10.26] 두 달만의 재회

by 유경재 2013. 10. 26.

갑작스런 피치못할 일로 인해 급거 귀국,

어느 정도 일이 정리되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동안 유경재가 어떻게 변해있을까란 생각.

그래서 차를 몰고 유경재로 달려간다.

일기예보상으로는 오늘 기온이 올들어 가장 낮게 떨어졌다고 하는데,

오후로 접어드는 충주의 가을하늘은 그야말로 매혹적이다시피 깨끗하다.

양지쪽의 은행나무 가로수는 벌써 잎이 노랗게 변해가고 있다.

 

여긴 일조량이 좀 부족한 곳인가 아직 초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충주댐 아래, 남한강변 지등산도 누렇게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사과마을의 사과도 그새 탐스럽게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집도 그대로다.

다만 주변의 풍경이 지난 번 떠날 때와는 완연한 가을이란 차이.

 

 

토끼풀은 왜 저리 생명이 질긴가.

올여름 그렇게도 뿌리채 뽑았는데도.

 

뒤꼍의 산수유도 빨간 열매가 한창 고혹적이다.

 

 

 

 

 

 

 

 

 

산수유 나무 곁의 단풍나무.

완연한 가을, 그 자체다.

 

 

가을이 깊어가는 연못.

 

산수유열매, 잣나무, 그리고 그 배경인 푸른 하늘.

가을 풍경.

 

물빛조차도 가을이다.

 

수확의 기쁨.

술을 담궜다가 내년 귀국하는 날 마시리라.

 

텃밭 가의 단풍나무.

 

줄기는 잘 보이지 않는데도 호박은 아직 여기저기 꽃을 피우고 있다.

그래, 빨리 열매를 맺어라.

곧 서리가 내릴지니.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질긴 생명을 자랑하는 토끼풀.

잔디밭을 침범하여 제 영역인 양 자리를 확장하고 있다.

저렇게 대단한 생명력을 지닌 토끼풀, 분명 사람에게도 약이 될 것 같은데...

 

황량해져가는 텃밭.

 

토끼풀만 삶의 환희를 구가하고 있다.

 

수확하지 않은 들깨.

내년에는 야생의 들깨들이 많이 자라겠다.

 

아직도 남아있던 고추, 채소들.

 

고추는 아직도 그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지금 피워서 언제 열매를 맺으려고 저러는지.

 

남은 고추들은 모두 병이 들었는지 말라 비틀어져 있다.

 

이건 또 무엇인가.

수박 같은데.

여기에 묻었던 음식쓰레기에 수박씨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늦었다.

 

두해째 야생으로 자라는 치커리.

 

황량한, 그러나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 퍼져있는 텃밭.

 

가지도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 가을에 저 하얀 꽃은 또 무슨 꽃일까.

 

부추도 모두 꽃을 피워 열매를 맺고 있다.

내년에는 이 부근에 온통 새로운 부추들이 자라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