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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와 태리 이야기

[2013.8.4] 폭염 속의 유경재

by 유경재 2013. 8. 10.

올 여름 무더위, 끝날 줄 모르는 폭염...

내가 가야할 상하이는 벌써 40도까지 수은주가 치솟았다는데.

며칠 전에 상하이에서의 작업용으로 구입한 노트북이 배달왔다.

지금 사용 중인 노트북은 2006년 북경에 가기 전에 구입한 것으로, 지금도 그럭저럭 쓸만 하지만

스마트폰과의 호환이라든가 각종 sns 작업, 중국에서 한국에 있을 가족과의 화상전화 등을 감안하여 새로 구입한 것이다.

 

 

덤으로 따라온 컬러레이저프린터.

옛날 잉크젯 프린트는 배달사원이 수거해갔다.

아~그런데 이건 복사가 안된다. 어찌 하나~~

 

 

다음 날 중국출장을 앞두고 찾은 유경재 풍경들.

호박이 터를 잡은 곳에 오늘 보니 참비름 몇 포기가 훌쩍 자라 있다.

연한 잎은 나물로 해먹어도 좋은 참비름이.

 

3년 전인가, 도로쪽 밭 가장자리에 심었던 유실수 여덟 그루 중에 최초로 열매를 맺은 대추.

그것도 달랑 두 개.

매실, 자두, 살구는 도대체 왜 열매가 맺히지 않는 것인지...

 

햇빛 속에 이불을 꺼내 소독한다.

 

화단 끝자락에 터를 잡고 자라는 ???

쑥을 닮았는데 이름을 알 수가 없다. 이 답답함. ㅠㅠ

 

호박잎이 잡풀의 기세에 눌려 제대로 피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잔디에게 거의 부추밭을 양보할 생각에 아예 가꾸지도 않고 경계석마저 치워버렸었는데도

수 년째 그자리를 꿋꿋하게도 잘 지키고 있다.

 

취나물이 꽃을 피우고 있다.

 

초기부터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머위.

 

청겨자도 이제는 자신의 시대의 종말을 예감하고 후대를 위해 꽃을 피우고 있다.

올해 우리 가족들의 쌈채에 적잖은 공헌을 했었는데...

 

곳곳에 구멍이 뻥뻥 뚫려있는 깻잎들.

그래, 자연도 먹고 인간도 먹고...그렇게 인간과 자연이 공유하면 되지 않겠는가.

 

고추 모종에 붙어서 자라던 깻잎도 다른 깻잎 못잖게 싱싱하다.

고추도 깻잎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잘 자란다.

개체와 개체의 공생?

 

고추밭.

 

정말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던 청상추와 적상추들.

비바람에 쓰러진 채로 다음 세대를 위해 연노랑 꽃을 피우고 있다.

 

오이의 샛노란 꽃이 이쁘다.

 

명아주 몇 포기.

지팡이라도 몇 개 만들어 볼 요량으로 뽑지 않았더니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여기에도.

 

풋고추가 조금씩 붉어지기 시작한다. 

 

 

 

 

바닥에 들어눕다시피한 상태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다.

종족유지본능이 놀랍다.

 

이렇게 예년에 유례가 없는 폭염 속에서도 유경재 텃밭의 생명들은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