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하천교라고 이름한 것은 저녁 놀이 호수에 비칠 때 수면에 내천자(川)가 비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리에 대련이 한 폭 씌어 있는데, "감호의 한 구비 물을 잘라서 가져다 놓았고, 동해바다 삼신산의 그림을 축소해 놓았네."
바로 이 다리, 별로 볼품은 없어 보이는 이 다리가 하천교.
그야말로 동해바다 신선이 사는 산의 축소판인 듯 보인다.
날이 맑은 날도 좋겠지만 부슬비가 약간 내리는 날, 연인과 함께 걸어본다면 사랑이 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이 참 맑다. 담벼락 하나 사이에 두고 어떻게 이렇게 청탁을 확연히 구분시켜 놓았는지...
음록정.
동호의 경치는 눈으로만 감상할 게 아니라, 이 정자에 앉아 눈을 감고 상상하고, 맛을 음미하며 경치를 감상하시라.
한려수도 어느 바윗굴 같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바윗굴의 공명 때문에 소리가 울려 나팔을 불 때처럼 크게 들린다.
그래서 나팔동굴.
신화전설에 나오는 서왕모가 여기에 복숭아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선도동.
석문 옆의 대련에는 "동굴 깊이 5백척 그 끝이 보이지 않고, 복숭아는 3천 년에 한 번 꽃을 피우네."
선도동.
물고기도 제법 많이 헤엄치고 노는 게 보인다.
저 많은 바위들은 다 깨어져 어디로 가 무엇에 쓰였을까?
아직 그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까?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정말 아기자기한 맛은 그만이다.
요즘 우리나라도 지자체마다 둘레길 조성이다 뭐다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게 스토리텔링이 아니랴.
그냥 경치만 있는 것보다 이렇게 무엇인가 사연과 이야기를 엮어놓으면 구경하는 사람도 심심하지 않으리라.
오봉선을 가만 보니 뱃사공이 발로도 젓고 손으로도 젓고 있다.
바로 이렇게 손발을 다 사용하고 있다.
오봉선 선착장 부근에는 직접 배를 만들고 수리하는 곳도 보인다.
동호 구경을 잘 마치고 나오는데 주막이 보인다.
대련은 무슨 말인가?
술잔 속에 천지가 장대하고,
술병 속에 세월이 유구하다?
이태백의 <장진주사>를 흉내낸 것인가. 오직 술 마신 자만이 후세에 이름을 남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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