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국맛집

[삼척맛집] 산문어 한마리가 통째로, 착한 해물탕집 일품해물탕

by 유경재 2013. 5. 27.

방송을 탄 맛집에 대한 신뢰도는 얼마나 될까?

공중파에다가 최근에는 종편까지, 온갖 프로그램들이 앞다투어 전국의 맛집들을 소개하는 바람에

넓지 않은 대한민국의 맛집들은 왠만하면 한번쯤은 방송을 탈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프랜차이즈점들조차 본점이 방송을 타면 지점들까지 방송에 나왔다고 대서특필하며 홍보를 하니, 도대체 어디까지 신뢰해야 될 지...

그리고 최근에는 종편 중의 하나인 채널A의 "이영돈의 먹거리X파일"이란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히트를 치고 있는 모양이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착한 식당을 찾는 것부터, 정직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을 물색하면서, 그렇지 않은 식당들이 대부분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어내고 있다.

특히 이영돈 피디의 말투까지 유행하고 있으며, 그에 따르면 전국의 맛집이란 맛집들이 실은 대부분 진정한 맛집이 아니라는 사실에 국민들이 적잖게 놀라며, 먹을 게 없다고 하소연할 지경이라고 한다.

"저도 이 음식을 좋아하는데요, 그럼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ㅋㅋㅋ

그런데 얼마 전에 내가 좋아하는 해물탕에 대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착한 해물탕집으로 소개한 삼척의 어느 식당을 눈여겨 보면서, 저렇게 해서 이윤이 남을 수가 있을까? 언제 나도 기회가 되면 한 번 가서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기회는 정말 우연하게 찾아왔다.

삼척을 갈 일이 생겨 충주에서 영월을 지나 삼척으로 가던 도중, 오후 1시쯤 되었을까, 태백을 지나면서

혹시나 싶어서 스마트폰으로 전화번호를 검색하고 지금 문을 열었는지 물어보니 다행히 전화를 받는다.

 

방송에서도 그랬었고, 맛집을 탐방해본 네티즌들이 한결같이 미리 전화해보고 가야지 무조건 갔다간 문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직접 고기를 잡아서 그것으로 해물탕을 끓이니, 전날 날씨가 좋으면 다행히 배를 띄워 조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영업을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문을 닫는다고 한다. 

네비의 도움을 받아 도착한 곳은 생각 외로 한적한 골목길에 위치해 있었다.

 

부근이 바로 삼척중앙시장이다.

 

최근에 가격에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것으로는 해물탕이 소(2만),중(2만5천),대(3만)가 있었는데,

지금은 소와 중이 없어지고 대신 특대가 새로 생겼다.

일단 해물탕 대자로 하나.

 

오후 2시가 좀 넘은 시간인데,

인터넷에 소개된 정보에 의하면 문을 열자마자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하는데, 어째 한산하다.

입구 방에 한 팀이 있을 뿐.

서글서글한 여사장님께 사연을 물어보니, 본래 지금 문 열 때가 아니라고 한다.

저녁 때부터 문을 여는데, 오늘은 좀 일찍 열었다고 한다.

내가 운이 좋은 모양이다.

문이 달린 방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현관 왼편으로 문없는 방이 있다.

 

주방 풍경.

 

명이나물과 마늘쫑 저림.

 

 

 

 

 

 

 

해물탕 냄비가 휴대용 가스렌지 위에 오르고.

 

이어서 살아 꿈틀거리는 문어 한 마리가 냄비 안으로 들어간다.

 

뜨거운 국물임에도 한동안 다리가 꿈틀댄다.

 

문어의 움직임이 가라앉자 사장님께서 직접 문어를 손질해준다.

 

살짝 익었을 때, 샤브샤브처럼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문어는 대략 시장에서 4만 원 이상하는 크기로 보인다.

거기에다 홍게, 새우, 소라, 도루묵 등의 해물이 들어가 있다.

굳이 맛을 평가하자면

세련된 도시맛이 아니라, 시골의 투박한 맛이라고 할까.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우선은 단번에 맞춘 듯이 운좋게 착한 해물탕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고,

다음으로는 꾸미지 않은 투박하고 푸짐한 해물탕을 너무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게다가 조용한 가운데 여유롭게 사장님의 설명을 들어가면서 식사를 할 수 있어 금상첨화의 맛집기행이었던 셈이다.

참, 일요일은 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