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주 연휴의 마지막날인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하루 세 끼 정해진 규칙이나 법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아침이 되니 아침식사가 마치 의무처럼 느껴진다.
침대에서 게으른 심신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일어나 커튼을 열고 멍하니 바다를 바라본다.
그새 시간은 흘러 어느새 10시가 넘었다.
씻고 준비하는 내내 식사를 어디에서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가까운 곳의 초당순두부가 가장 일반적이건만 경포대에 올 때마다 먹으니 식상하고,
그래서 방안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 검색을 해 본다.
그 중에 하나 1만 원의 돌솥밥 정식이 괜찮다고 하는 경포가든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 숙취도 거의 없으니 특별히 해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그렇다면
결정!!!
위치는 경포해수욕장 진입로, 반대로는 경포해수욕장을 벗어나 경포호를 따라 오른쪽으로 건어물상이 있는 건물 끝에서 우회전하여 끝까지 가면 만날 수 있다.
식당의 규모가 꽤 크다.
온돌식도 있고, 테이블식도 있다.
온돌식 방에 자리를 잡으니 벽에 걸린 휘호가 눈길을 끈다.
"청풍공락"이란 말이 무슨 말일까?
맑은 바람을 모두 함께 즐긴다는 뜻?
그리고 오른쪽의 것은 또 무엇? 멀어서 잘 보이지가 않네.
메뉴표를 보니 돌솥밥과 정식이 최근 가격이 오른 모양이다.
뭘 먹을까를 잠시 망설이다가 자주 올 수 있는 집도 아니니 이왕이면 대표 메뉴를 맛보기로 하고, 돌솥밥을 시킨다.
본래 고깃집이라 그런지 고기 메뉴도 다양하다.
돌솥밥이라 그런지 시간이 좀 걸리는 듯,
한참 후 반찬들이 식탁 위로 줄을 선다.
왼쪽 상단으로부터 숙주나물, 고사리, 김치, 표고버섯, 멍게젓, 파김치, 무생나물, 시금치, 미역무침.
멍게젓이 보통은 맛보기 어려운 가장 독특한 맛이다.
역시 왼쪽 상단으로부터 마늘지, 깻잎지, 무말랭이, 씀바퀴, 멸치, 갓김치, 창란젓, 오징어젓,계란말이.
이 중에서는 무말랭이가 가장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추가된 몇 가지.
왼쪽 상단의 엄나무순지, 그 오른쪽 아래 마늘쫑지무침, 다시 그 아래 두 가지는 고추지와 명이나물지.
최후로 상을 채운 것들, 고등어구이, 불고기, 된장찌개.
반찬의 구성을 보면 대개 젓갈류와 지 종류가 많은데, 이는 아마도 지금 계절이 싱싱한 재료를 얻기 어려운 겨울철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름철에는 반찬 구성도 달라지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돌솥밥과 순두부가 상에 오르면 식사 준비 끄~얻.
1인 12,000원으로 경포대 같은 유명 행락지에서 이만한 밥상을 받기는 좀 어렵지 않겠나 싶을 정도로 한 상 푸짐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말을 걸어본다.
이 식당을 한 지 얼마나 되느냐고?
대략 한 20여 년 되었으며, 고향은 본래 충청북도 증평이라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충주와 같은 충북이라 또다른 친근감이 든다.
식당엔 손님이 끊이지 않기를, 사장님은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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