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중앙시장 구경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조금 쉰 후 소주 한 잔 하기 위해 적당한 횟집을 물색했다.
3일 연휴의 중간인 토요일 저녁이라 해변에 늘어선 식당가는 경포대를 찾은 여행객들로 넘쳐난다.
어느 집에 들어갈까 생각하면서 조금 걸어본다.
특별히 자연산 회를 먹겠다는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회맛에 대해 민감한 편도 아니고,
더군다나 소주 한 잔 하기 위한 안주꺼리면 족하다는 생각이니
비싼 횟집에 들어갈 이유가 없기에 어느 집인들 쉽게 들어가질 못하고 주저주저 하게 된다.
이럴때 식당 바깥에 가격이 표시된 메뉴판이 걸려있으면 정말 좋으련만...
최근에 식당 음식가격 외부표시제를 시행할 계획이라는 뉴스를 접했는데, 오늘 나 같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몇 집을 망설이던 끝에 숙소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규모가 꽤 큰 한 횟집을 선택해 들어가기로 했다.
뭔가 음식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는 간판을 보고서.
가만 보니 언젠가 한 번 와본 적이 있는 식당인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이 주변 식당들의 구조가 다 이렇든지...
메뉴판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조개구이를 먹을 것은 아니니 회를 먹자면 제법 대가를 비싸게 치뤄야 할 편이다.
메뉴판을 보고 결정하지 못해 망설이는 우리를 보고 종업원이 끼어든다.
두 사람이 회를 먹으려면 모듬회 소자가 무난하다고...
무난한 줄이야 알지만 소주 안주로 너무 비싸다는 게 문제라오.ㅠㅠ
이런 가격들이 꼭 이 집만 이렇지는 아닐진대 다른 집을 간다해도 마찬가지일 터,
이왕 들어왔으니 만 원이도 싼 광어회 소자를 시켰다.
메뉴판 최후면에 실려있는 메뉴들.
나중에 식사하는 중에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이 메뉴는 식사 손님들이 따로 시키는 것이라는 둥 대충 얼버무리기에
다잡아 명확한 대답을 요구하니 이걸 시켜도 된다고 한다.
진작 알려주었더라면 비싼 대가를 치루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ㅠㅠ
주문과 함께 음식이 식탁 위로 오른다.
정말 맛뵈기 정도의 양이다.
횟집, 일식집의 단골 메뉴 꽁치구이도 있다.
부식이 일반적인 횟집에 비해 뭐 특별하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메인디쉬인 광어회 소자.
다른 부식 필요없이 이 광어회 하나만을 가지고도 소주 두세 병은 거뜬히 비울 정도다.
밥 한 공기와 매운탕.[매운탕은 서비스]
두 사람이 소주 3병을 순식간에 비우고 식당을 빠져나와 어두운 백사장을 산책한다.
하얗게 부서져오는 파도는 밤이 늦어도 쉴 줄을 모르고, 경포대의 밤은 또 그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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