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의 순환,
그렇게 맹위를 떨치던 지난 겨울의 강추위도 자연의 섭리는 거스르지 못하는 법,
어느새 온갖 꽃들이 대지를 다투듯 덮고 있는 봄이 한창이다.
봄을 시샘하는 4월의 눈이 내렸다 해도 계절의 추이라는 대세는 이길 수 없는 모양이다.
한계를 도저히 가늠하지 못할 거대한 자연의 섭리 앞에 우리 인간은 왜소해질 수밖에 없는 법이다.
우리의 하루하루 전쟁과도 같은 치열한 삶도 어째 보면 그야말로 자연의 섭리를 망각한 채 아둥바둥거리는 미물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우리도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그래서 당연히 자연의 섭리에서 예외가 아니다.
달도 차면 기울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는 것 같은 그 섭리.
그래서 억지로 섭리를 거스를 생각일랑 말고, 출렁이는 거대한 이 섭리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대로 흘러가게 놔두는 게 가장 현명할 것이다.
오늘은 유난히 더 봄이 느껴지는 날인가 보다.
아침 출근길에 신호등에 걸려 잠시 정차하고 있는 동안 건너편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목련꽃이 눈에 띈다.
달천[달래강] 강둑을 마치 퍼레이드 하듯, 길게 보라빛 수를 놓고 있는 꽃잔디도 유난히 곱게 느껴지는 날이다.
잠시, 백미러를 통해 따르는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렇게 찰칵.
제방 너머에 높은 키의 백양나무도 어느새 연두빛 잎이 돋았다.
꽃잔디의 퍼레이드가 끝나기까지
운전석 창을 활짝 열고서 향기를 몇 웅큼인지도 모르게 차안으로 끌어들인다.
오늘, 나의 주제는 온통 봄이다.
그래서 점심도 오랫만에 만나는 지인과 함께 상춘을 위해 제법 멀리까지 가본다.
가는 내내 산하와 들판의 봄을 감상하면서.
오늘 목적지는 바로 동량면, 충주댐 우안 끝자락, 동량면소재지로 들어가는 삼거리 모퉁이에 자리한 그린가든.
이 집의 사장님은 노익장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나와는 학업으로 인연을 맺은 지가 어언 10여 년이 된 지인이기도 하다.
한때 자주 찾았으며, 옛날 다른 인터넷사이트에는 맛집으로 소개한 적도 있는 집이지만
근래에 와서는 어쩌다 보니 블로그에 소개할 기회를 갖지 못했었다.
현관 입구.
이 집은 연중 사시사철 손님들로 끊이지 않는, 그야말로 잘 되는 맛집이다.
특히 요즘 같이 벚꽃 시즌에는 손님들로 넘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방 출입구 상단에 걸린 손님맞이 글.
중국어 전공 사장답게 중국어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주방.
상당히 넓다.
이러한 방들이 몇 개 있고,
2층에도 자리가 있다.
수용능력이 상당히 크다.
예전에는 회는 물론 매운탕, 찜 모두 자주 먹었었다.
다 맛있었다는 기억이다.
오늘은 송어 야채비빔회 1kg.
야채.
송어회.
색깔이 선명하다.
양념.
겨자, 마늘참기름, 콩가루, 초고추장.
야채를 종류별로 대접에 넣고, 그 위에 송어회 적당량,
그리고 준비된 양념들을 취향에 따라 적당하게 함께 넣어 골고루 비벼서 먹으면 된다.
음식 사진을 찍을 때마다 늘 느끼는 것으로,
먹는 도중의 음식이나 먹기가 끝난 음식은 사진에 담으면 보기가 영~ 좋지 않다.
비벼 먹는 음식인 경우는 입에 넣기 전이지만 지저분하게 보인다. 어쩔 수 없는 일~
비빔회를 거의 다 먹어갈 무렵이면
매운탕[무료]과 밥[한 공기 천 원]이 나온다.
간단한 반찬과 함께.
수제비가 맛있는 매운탕.
현관 안쪽에 이런 것도 팔고 있다.
계절에 따라 종류가 바뀌는 듯.
넓은 마당, 그리고 그 앞의 산자락에는 이제 벚꽃이 한창이다.
가만, 저 쪽은 무슨 등산로 입구 같은데...
아~여기가 바로 지등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이곳으로 정상에 올랐다가 충주댐 선착장으로나 건지리 쪽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고 한다.
봄, 봄, 봄이다.
오늘은 온종일 봄을 온몸으로 느끼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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