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차올라서 한 잔을 채우다가
떠난 그대가 미워서 나 한참을 흉 보다가
나 어느새 그대 말투 내가 하죠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널 잃고 이렇게 내가 힘들 줄이야
이제 남남이야 정말 남이야
널 잃고 이렇게 우린 영영 이제 우리 둘은 남이야
술 마시면 취하고 나 한 얘기를 또하고
이젠 너 남인줄도 모르고 너 하나 기다렸어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널 잃고 이렇게 내가 힘들줄이야
이제 남남이야 정말 남이야
널 잃고 이렇게 우리 영영 이젠 우리 둘은
정말 영영 이제 우리 둘은 남이야
저물어 가는 오늘도 난 술이야"
갑자기 바이브의 <술이야>란 가사를 되내어보는 까닭은
나 역시 요사이 가사 내용처럼 맨날 술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랑을 잃었다는 힘겨움을 달랜다는 핑계조차 없이 거저 그렇게 맨날 술이라는 것이다.ㅠㅠ
맨날 지속되는 술자리 중에서도 가장 힘든 술자리는
다음날 큰 술자리가 약속된 바로 전날의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술자리다.
다음날의 거사를 위해 하루 정도 휴식할 작정으로 저녁을 맞는데,
피치못할 동기를 부여하며 술자리로 끌려나갈 수밖에 없는 심정이란...
밤 10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연수동 상가 내의 한 감자탕집으로 들어간다.
오래 전부터 간판을 보아왔던 집이니 그만큼 찾는 사람이 꾸준하다는 뜻일 것이고,
꾸준히 손님들이 찾는다는 말은 그만큼 괜찮다는 뜻일 것이니까.
어째 홀이 썰렁하다.
조금 전까지 몇 팀이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가 자리를 잡고나자 바로 다시금 몇 팀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한다.
가격이 대중소 차이가 크다.
두 사람이니까 소자가 적당할 듯.
요즘 감자탕 시세로 보면 비교적 싼 편이다. 지금 보니
그런데 쌀, 김치는 국내산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감자탕의 돼지뼈에 대한 국적 표시는 보이지가 않네.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사이 상에 올라온 감자탕(소).
푸짐하다.
다음날의 거사를 앞두고 그렇게 또 술자리는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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