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로 동지부터는 밤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낮시간이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옛날에는 동지를 한 해의 시작으로 친던 때도 있었다.
음기가 최고조 정점을 찍고 그때부터 양기가 점차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주없는 몸이라 작은 임무엗 허둥지둥 바쁘다 보니 계절의 변화, 시간의 흐름에도 둔감하게 된 지가 벌써 1년이 지났다.
퇴근하기 위해 자리를 털고 사무실을 빠져나가다가 문득 얼굴을 돌리니 아름다운 석양, 붉은 해가 서산에 반쯤 걸린 모습에 눈에 포착되었다.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모드로 바꾸는 찰나 벌써 반이상이 산 뒤로 숨어버렸다.
시간이 저렇게 빨리도 지나가는구나!!!
새삼 해가 길어졌다는 사실과 쏜살같이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을 깨닫는 순간이다.
뭔가 가슴 한 켠에 생긴 찐한 감정 안은 채 모처럼 만나는 사람과의 회식자리를 찾아나섰다.
그저께, 어제, 그리고 오늘 계속되는 술자리지만
친한 사람과 오랫만에 만난다는 설레임에 기분은 오히려 가볍다.
요즘 들어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인구 20만 정도의 충주에 식당이 생겨도 너~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거다.
특히 근래는 리슈빌쪽 연수동 신택지 주변으로 하루가 다르게 맛집들이 생겨나고 있다.
맛집을 탐방하고 이용하는 나같은 손님들의 입장에서야 선택이 폭이 넓어져 좋긴 하겠지만
막상 음식점을 개업하여 경영하는 입장을 생각한다면
과연 이 많은 식당들이 어떻게 다 버티며 살아갈 수 있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이러한 걱정을 안고
지인이 보내준 문자에 표시된 식당이름과 약도를 보고 찾아간 곳이 바로 이 집이다.
이름이 퍽이나 재미있다.
돼지야, 입다물라는 뜻인가?
어쨌든 재미있는 상호만 봐도 돼지고기와 닭고기 요리 전문점임을 알 수 있겠다.
역시나 예상대로 돼지고기와 닭고기 요리 위주다.
위치는 연수새마을금고 주차장 앞이다.
오른편으로는 퓨전중국집 려산, 빈대떡 전문점 녹두장군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개업한 지 얼마되어 보이지 않는다.
메뉴판.
충주맛집들의 평균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 특히 식사류가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오늘은 술자리이니 안주가 필요하고,
그래서 4인 기준으로 닭볶음탕 중자와 짜글이찌게 중자를 주문한다.
닭볶음탕은 닭도리탕의 우리말.
메뉴판 옆에 붙은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
모두 국산이다.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간다.
메인디쉬 전에 먼저 상에 오르는 반찬들.
비쥬얼과 맛이 괜찮았던 계란말이.
내 구미에 가장 맞았던 백김치.
물론 나머지 세 분도 이구동성.
미역초장무침.
무말랭이김치.
샐러드.
고추조림.
반찬 하나하나가 정성이 가득한 게 뚜렷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수시로 빈 반찬은 리필을 해 준다.
더욱 욕심을 내자면 네 사람일 경우, 중앙에 찌개냄비 등이 놓인다고 보고,
반찬을 좌우로 두 세트씩 차리면 손님들이 먹기에 훨씬 편할 것 같다는...
메인디쉬인 닭볶음탕.
삶은 계란이 사람 숫자대로 들어있어서
우선 계란을 안주삼아 첫 건배를 한다. ~위하여!
국물맛이 내입에 딱 맞을 뿐 아니라 고기의 질이 어느 부위를 막론하고 지극히 부드러워 좋다.
이 역시 이구동성.
닭볶음탕이 어느 정도 줄어들 무렵
옆으로 옮겨놓고 짜글이를 올려 식사하실 분은 밥을 먹는다.
짜글이라고는 하지만 김치찌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돼지고기, 버섯, 두부, 김치 등이 어우러진 맛이 일품이다.
한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밥 대신 술이다.
다음에 다시 찾았을 때는 더욱 많은 손님들이 북적대길 바라면서
기분 좋은 회식을 끝내고 문을 나선다.
다음날 아침, 예보를 보지 못했던 것인가,
창 밖에 함박눈이 펄펄 내린다.
이번 겨울은 끝내 이러한 설경에서 벗어날 수 없는 모양이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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