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정확히 17년 전 겨울에 잠시 들렀다가 볼 일 보고 바로 떠난 기억이 있는 도시다.
이후 어찌 된 까닭인지 그다지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여행하지 못한 도시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정말 어렵사리 계획을 세워
주말 저녁 늦게 도착했다.
우선 예약한 숙소에 여장을 풀고, 숙소 프론트에 물어서 인근에 식사와 술을 동시에 할 곳을 물어서
찾아간 곳이 바로 "옛촌막걸리집"이다.
숙소 직원 한 분이 퇴근하는 길에 직접 차로 식당까지 태워다 주었다.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1가 856-10 Tel : 063-247-5550
저녁 7시가 좀 넘어 들어선 식당.
벽쪽으로 룸 형태의 공간이 서너 곳 있고, 나머지는 이러한 홀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직 초저녁이라 그런지 소문과는 달리 자리가 많이 비어있다.
우선 쌀맑은술 한 주전자[2병 들어간다고 함]를 시켰다.
술은 한 주전자만 시키고 안주는 다양하게 먹으려면 스페셜을 시키면 된다고 한다.
다른 집에서는 첫 주전자와 둘째 주전자의 가격이 다른데, 나중에 계산할 때 보니 여기는 같이 15,000원이었다.
다른 집에 비해 좀 싼 편이었다.
주방쪽 벽에 위치한 두 개의 냉장고에 먹걸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맑은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일반 막걸리에서 가라앉은 부분을 그대로 두고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탁한 술보다 양이 조금 적다는...
큰 주전자가 바로 술주전자.
그 옆에 작은 주전자는? 안에 뭐가 들어 있어 추가 주문이나 서빙이 필요할 때 주전자를 들고 흔들면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벨 역할의 주전자. 기발하다.
맑은 막걸리.
첫째 주전자에 딸려 나온 안주들.
치킨, 묵, 다슬기, 계란후라이.
그리고 묵은지찜, 다슬기수제비탕.
첫상으로 오른 안주 중에서 가장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것이 바로 이 다슬기수제비탕.
다슬기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리필도 가능하다고 한다.
두번째 주전자를 시키니 따라나온 안주는 생굴.
요즘 우리나라 굴에 노로바이러스 때문에 수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생굴 먹어도 괜찮을까?
괜찮겠지 뭐...
청어구이.
미리 구워놓았다가 전자레이지로 데워서 나온다.
크기가 제법이다.
관목어, 과메기의 원래 어종이었었는데, 지금은 귀하다 보니 대부분 꽁치로 대치되었다고 하는 그 청어.
김치오징어전.
맛이 괜찮다. 김치의 매콤한 맛과 오징어살의 식감이 조화를 이룬다.
사람이 많을수록 다양한 안주를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은 전주막걸리집.
우리는 두 사람이라 두 주전자에 만족하고, 뭔가 부족하단 아쉬움을 남기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정말로 풍성하단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가격 대비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정도의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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