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양서면 양수리, 두물머리...
생전 가 보지 못하던 곳을 아들 때문에 지난 3년 간 부지런히 드나들었던 곳이다.
지난 3년 간 아들의 하이틴의 열정을 묻었던 곳, 양서고등학교의 교정이다.
수능 이후, 이 날은 기숙사 퇴소일이라
짐과 함께 아들을 데리러 양평에 들렀다.
고3들은 이사하기에 바쁘고,
이제 그 자리를 채울 후배들이 운동장에서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
시원섭섭한 감정을 가지고 학교를 떠나오며
뭔가 허전한 속을 채우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양서에서 양평읍으로 조금 가다 보면 길가에 크게 자리잡은 "김희라국밥집"
3년 전부터 눈에 띄었으나 막상 이날 처음 들어가 본다.
가마솥에 직접 끓인다고 하는데,
주방과 반대편에 이러한 가마솥이 걸려있는게 보인다.
5-60대에겐 낯익고 귀에 익은 이름, 김희라란 영화배우.
출입구부터 그에 대한 소개가 가득하다.
취향에 따라 장터국밥 둘과 소머리국밥 하나를 주문한다.
홀과 방이 모두 널찍해서 좋다.
무쇠 난로 속에 초겨울 추위를 녹이는 장작불이 화끈하다.
장터국밥.
소머리국밥.
장터국밥 속.
소머리국밥 속.
어쩌면 아들 핑계로 인한 양평에서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식사라고 생각하니
역시 가슴 한 켠이 조금 헛헛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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