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지만
제대로 쉴 여유도 없다.
내외가 각자 바쁜 일로 한 사람은 서울로, 또 한 사람은 청주로 떠났다.
그리고 오후에 합류, 함께 문병하기 위해 급히 포항으로 향했다.
늦은 밤에 도착, 안부를 여쭙고 나니 하루가 너무 피곤하다.
다시 달도 없는 밤길을 세 시간 이상 달려가야 할 것을 생각하니 아득해진다.
게다가 좋아하는 생선회도 먹지 못한 채 말이다.
그래서 억지로 반강제하듯 아내를 유혹하여 늦은 시간 횟집에 들러 간단히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하루를 마감했다.
그리고 주변의 숙소에서 고단한 심신을 쉰 후
느즈막히 일어나 충주로 향했다.
포항을 떠나기 전에 우선 아침은 먹어야지.
가는 길에 적당히 차를 세워두고 주변을 탐색해보니
괜찮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멸치, 꽁치, 청어, 전어 등 등푸른생선회 전문점.
처음 본 간판이지만 평소 원하던 식당이다.
출입문.
내가 좋아하는 메뉴들이 다 있다.
기대가 된다.
주차하기가 좀 어려울 듯 하다.
골목길에 적당히 대든지 아니면 교회쪽에 넓은 공간이 있다고 하는데...
계좌번호가 명함에 명시된 걸로 보면 주문택배도 하는 모양이다.
주방쪽 공간.
뭘 먹을까...
생선회를 먹고 싶지만 아침인데 해장이 우선 필요하다.
그럼 해장은 뭘로 하지...
매운탕은 무슨 매운탕이냐고 물어보니 바다메기 매운탕으로 괜찮다고 한다.
그럼 일단 사장님의 말씀 믿고 먹어보기로 한다.
한 냄비 그득하게 전골처럼 부스타에 끓여지고 있다.
바다메기란 게 있나고 하니, 표준어로는 미역초라고 하는 아구 비슷한 생선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구나 물곰, 곰치에 비해 살 부분이 훨씬 많다.
두 사람이 땀 뻘뻘 흘리면서 간만에 입맛에 맞는 음식을 포식하였다.
딸려 나온 반찬들.
밥식혜.
도룩묵조림.
살과 뼈가 모두 부드럽다.
버릴 게 없다.
매운탕으로 얼얼해진 입을 달래줄 계란찜.
경상도만의 먹음직스러운 콩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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