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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경주맛집][강동면맛집] 이문안 한식당 : 오리불고기가 맛있었던 집

by 유경재 2024. 5. 7.

[2024.5.3]

전날 새벽까지 과음한 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어버이날 맞이 고향 방문의 날,

그리운 집에 도착, 어머님을 픽업하여 아버님 산소에 가서 인사 드리고 묘소에 잡초를 손질.

본래 계획이었던 포항의 횟집에 가려고 했던 저녁식사를 급변경.

어머님이 최근 가 본 식당이 있다고 가 보자고 추천하신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도 해서 정말 오랫만에 가보는 길로 접어드니 식당이 나타난다.

 

바로 이 집, 이문안 한식당이다.

간판이 차양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사진 우측으로 보이는 풍채 좋은 남자가 우리를 맞이하는데, 나를 아는 체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어렴풋하게 생각나는 얼굴이다.

이름은 더욱 또렷이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1년 후배가 바로 이 가게의 사장님이시다.

부부가 경영하고 있다고 한다.

뜻밖에 반가운 얼굴을 보게 되어 기분이 업된다.

 

긴판은

멀리서 보니 오히려 잘 보인다.

주차는 식당 앞에.

사진으로 보니

숙취로 잘 못느꼈던 그날의 날씨, 정말 좋았었다. 

 

그리고 주차장 앞이 바로 오금4리 노인정이라, 이곳에 주차해도 될 듯 하다.

 

다음날부터 연휴.

연휴 시작 전야라 그런지 마치 폭풍전야처럼 한적하다.

 

미리 예약을 해 두었더니 이렇게 방으로 안내한다.

 

메뉴판을 보니 메뉴가 다양하다.

요리 솜씨가 대단한 듯.

코다리찜을 먹을까 하다가 오리불고기로 결정.

대부분 식재료가 국내산이라 금상첨화.

 

특히나 김치의 모든 재료가 국내산인 식당은 드문데.

 

양파와 감자 슬라이스를 담요처럼 깔고 부추와 팽이버섯을 이불 삼아서 마치 수줍은 듯, 유혹하듯 오리불고기가 모습을 살짝 숨긴 채 상에 오른다. 

 

서서히 익어가는데,

양념에 버무린 고기의 익어가는 구수한 냄새가 숙취로 잃은 식욕을 자극한다.

 

곁달아 나오는 반찬 하나하나도 모두 손수 만든 것인 듯, 정갈한 모습으로 참~ 먹음직스럽다.

부부 두 사람이 운영하는데 어떻게 이런 반찬을 일일이 준비할까? 대단한 내공이다.

 

이제 다 익었다.

약불로 낮추고 폭풍 흡입 시작.

부드럽고, 매콤하고, 구수하고...

입에 살살 녹아든다.

 

경주법주 쌀막걸리를 반주 삼아 오리불고기를 맛있게 먹고 난 후,

배는 이미 가득 부르지만 그래도 볶음밥 맛을 보지 않을 수 있으랴.

불고기로 가득 채운 배임에도 불구하고 

볶음밥, 정말 맛있다. 강추다.

식성 까다로우신 어머님도 오리불고기는 물론 볶음밥까지 맛있게 드신다.

오늘 저녁 메뉴는 대성공, 대만족이다.

마지막으로 수박 디저트까지.

올해 들어서 처음 먹어보는 수박이다.

분명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했을 터인데 왜 이렇게 달콤한지.

이렇게 고향 후배 내외가 운영하는 맛집에서 의외의 만찬을 맛있게 즐긴 어버이날 맞이 고향 방문은 시작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식당 이름인 "이문안"은 같은 경주시 강동면에 속하지만 거리상으로는 한참 멀리 떨어져 있는 단구의 다른 이름인데, 이 식당과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후배의 남자 사장의 얼굴을 떠올릴 수록 아주 오랜 옛날의 추억이 떠올라 점점 익숙한 얼굴로 다가온다.

아! 그립다, 아름다운 그 시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