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由敬管見

대학 교육의 이념과 방향

by 유경재 2018. 9. 7.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사진)이 대학 교육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 정책 등을 놓고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6일 발간한 《초격차》란 저서를 통해서다.

권 회장은 책에서 “한국의 대학입시 정책과 대학 교과 과정에는 커다란 모순과 비효율이 있다”며 “공대 졸업생들을 입사시켰는데 공대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 지식은 모른 채 주변에서 주워들은 것들만 잔뜩 알고 있더라”고 썼다. 그는 “현장에서 기술과 씨름해야 할 공학 전공자에게 회계까지 가르치는 게 요즘 대학 교육 방식”이라며 “대학은 공학 전공자들이 그야말로 공학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임직원 교육·훈련에 대해서도 “신입사원들은 자기 전공을 더 파고들 수 있도록 하고, 중견간부와 임원은 (전문가로 크는 과정에서 소홀했던) 약점을 보완해 줘야 한다”며 “대다수 기업은 거꾸로 신입사원들에게는 다방면의 지식을, 임원들에게는 전문적인 지식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2018.9.7 한국경제신문 뉴스]



원래 대학(大學)이란 용어는 소학(小學)에 대한 말로서, 고대 중국, 주(周)나라 때의 교육제도 중의 하나였다.

8세가 되면 소학에 입학하여 글자와 산수 공부를 했고, 15세 무렵 자아가 확립되면 대학에 들어가 큰 학문을 했었다.

이에 따른 교육기관 명칭은 지금도 중국에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의 초등학교는 소학이라고 하고, 대학은 우리와 마찬가지이다.

그 사이 중고등은 현대에 와서 새로 만들어진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는 무엇을 배웠을까?

중용(中庸)과 마찬가지로 예기(禮記)의 한 편명이었다가 독립되어 읽히는 사서(四書) 중의 하나인 "대학"의 첫 구절을 보면,

대학교육의 이념[목표]은 사람이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착한 본성을 밝히는 것과, 위정자의 자질의 하나인 백성들을 매일 새롭게 진작시키는 것, 그리고 최고의 착한 본성을 언제나 유지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이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자면 개인적으로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을 토대로 삼아, 널리 다른 사람에게 미치게 하여 이상적인 사회를 이루게 한다는 것 쯤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시대에 따라 사회의 형태가 변하면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대학이 다양한 전공의 최고의 학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것도 모자라 대학원[석박사, 박사후] 교육을 통해 심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작금의 우리 나라 대학 교육은 취업을 겨냥한 철저한 취업전문 교육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부로 대표되는 정부의 주도와 대학의 추종에 의한 취업교육은 현재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아이러니컬 하게도 위의 칼럼처럼 반취업 교육이 되어가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현재 상황은 자본을 당근으로 하고, 정원감축을 채찍으로 대학을 줄세우며 주도하고 있는[강제하는] 정책은

대학의 전공과목 축소, 교양과목 강화, 부전공이나 복수전공 등 다전공 장려, 심지어는 일과 학습을 병행한다는 구실로 아예 수업 대신 취업현장으로 내몰고 있는 이른바 "일학습병행제"[일부 전공 및 그에 맞은 현장은 얼마간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나, 대부분은 전공과는 별개의 업무 및 취업과 연계가 되지 않음] 등은 대학으로 하여금 취업을 위한 전공 교육에 대한 부실을 조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의 우리 나라 대학교육은 대학 본연의 큰 학문은 물론이요,

현대 사회의 취업을 위한 전공 교육과도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정권 교체에 따라, 더 짧게는 교육부 수장의 교체에 따라 하루 아침에 교육정책이 확확 변경되는 우리의 실정을 심각하게 반성하고,

정권의 권력에서도 자유로운 독립된 엘리트 교육전문가로 구성된 교육부서에서 백 년을 내다보며 교육정책을 펼쳤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