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바로 지난 주말 토요일이었다.
동량 유경재에서 하루 보내기로 하였는데, 막상 저녁이 되자
예정된 전국적인 대통령 퇴진 시위에 티비도 없는 방에서 있자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다시 시내로 나오려다 동량면 식당에서 티비도 보면서 주말 저녁을 보내기 위해 유경재를 나왔다.
동량면 소재지에는 꽤 괜찮은 식당들이 있는데, 남한강 옆의 그린가든이라든지,
해물짬뽕으로 유명한 용궁반점이라든지 골목 안쪽에 있는 수타면 전문점 등을 들 수 있다.
그외에도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도 여러 곳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몇 곳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 중에 하나가
바로 동량면 중원농협 앞의 거궁회관이다.
평소 사과막걸리를 즐겨 마시는 편인데, 그 생산공장이 그린가든 맞은편에 있는 건 예전부터 일찌감치 알고 있었고,
최근에야 이 거궁회관과 같은 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혹시 이 집에서도 막걸리를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하던 차에 드디어 오늘 그것도 알아볼 겸, 처음으로 동량에서 술을 한 잔하기 위해 들렀다.
요즘은 낮이 많이 짧아졌다.
아직 7시도 안된 시간에 사방이 캄캄하다.
현관을 들어서면 이렇게 주방으로 이어진 복도를 경계로 오른편은 독립된 방들과 왼편의 공개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동량의 사과술 공장에서 생산된 와인 등이 전시되어 있다.
방은 7호실까지 있는 듯...
여기에서 직접 판매도 한다는...
이 지역의 특색있는 음식인 송어야채비빔회를 비롯하여 매운탕 등이 있다.
기본적으로 사과막걸리 한 병이 서비스된다고 한다.
우리는 두 사람이니 송어회 1kg(25,000원)을 주문했고,
사랑할 때라는 사과술 20도짜리를 맛보기로 했다.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니 푸짐한 갖가지 야채와 마늘이 들어있는 참기름, 그리고 콩고물 등이 붉은 살의 송어회와 함께 나온다.
그리고 서비스인 사과막걸리와 사과술[와인?].
일단 여러 야채를 골고루 대접에 먼저 넣고 거기에 송어회와 콩고물, 초고추장 등을 넣어 잘 비벼서 먹으면 된다.
송어회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바다생선회 먹을 때보다 더 단맛이 강한 초고추장과 거기에 고소한 콩고물의 조합이 정말 절묘하단 것이다.
그 생각은 이날도 어김이 없었다. 아니 지금 생각하니 더욱 맛있었다는 기억이다.
사과술 두 병째가 반쯤 비워질 무렵, 주방장이 와서 매운탕을 올릴 지 묻는다.
매운탕은 회를 시키면 함께 나오는 것이라고 한다.
회를 먹어서 이미 배는 부르지만 매운탕만 그냥 먹기에는 그래서
밥을 한 공기 시켜본다.
그런데, 단순해 보이는 밥과 반찬이지만 모두가 손님을 배려한 정성이 가득한 먹을 만한 것들이다.
게다가 매운탕에는 감자까지, 그냥 뼈만 들어있는 게 아니라 살도 제법 많아서
그냥 매운탕만으로도 훌륭한 하나의 요리다.
거기에 수제비까지.
처음으로 동량에서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한 날,
괜찮은 맛집을 새로 하나 발견한 날이다.
나오면서 보니 카운터 옆 냉장고에 평소 먹던 사과막걸리가 가득 들어있는데, 1,000원에 살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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