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영 나와는 무관할 것 같던 세상도
어느 순간 나와 함께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착하게만 살다보니
경찰서니 법원이니 이런 것들과 전혀 무관할 줄로만 알았는데
범죄와는 아무 관련없이 송사에 엮이다 보면
찾을 수밖에 없을 경우도 있고,
감기도 잘 걸리지 않는 체력 자신하지만
가족 중에 갑작스럽게
사고나 큰 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해당 세상 속으로 들어가보면
세상이 모두 그런 사람들 투성이처럼 보이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병원이니 법원이니 살아가는 데 불편한 기관과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들은
어째 보면 정말 행운을 타고난 사람들인 것 같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나 한 사람이면 몰라도
범위를 가족이나 친지까지 확대해보면
살아가면서
접하기 싫은 이러한 곳들과 만나지 않을 수는 없으니,
그냥 그것도 삶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담담하게 받아드리면서 마음 상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하겠다.
서론이 길었다.
어쨌든 나 역시 우연찮게 정말 뜻밖에
가족이 병을 만나 병원 신세를 지게 되어
평생 경험하지 못한 생경한 경험에 조금 불편하고 놀라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송파구에 위치한 서울아산병원,
부근에는 상가들이 없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종합병원 중의 하나다 보니 그 규모가 크고,
큰 규모만큼 그 안에는 슈퍼, 식당, 은행, 우체국 등 또 하나의 소규모 공동체가 영위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 입원에 병간호하는 보호자는 물론 잠자리가 가장 불편하겠지만
먹거리 또한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그러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간 병원 부근의 한 한정식이 있어 소개해 올린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작품인 아산병원.
식당은 병원 셔틀버스 타는 곳에서 셔틀버스 가는 방향으로 길을 따라가면 되는데, 대략 10여 분 정도 걸린다.
자전거보관서에서 우회전하여 들어가면 주차장 끝 무렵에 약국들이 나오는데,
첫 약국에서 오른쪽으로 꺾어들어가도 되고, 조금 더 들어가서 이 약국에서 오른쪽으로 꺾어들어가도 된다.
식당을 나올 때 식당 사장님 왈, 병원에서 올 때나 갈 때는 약국 차를 이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약을 안사도 괜찮다고 한다.
토속음식, 시골밥상인 토방
외관상 규모가 그리 커 보이진 않는다.
다른 공간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되, 일단 좁은 홀과 좁은 방, 공간이 예상대로 좁은 편이다.
좁은 공간에 민속촌에 맞추고자 한 온갖 장식소품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재밌는 글귀다. 인생은 60부터.
저승사자와 말이 통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일단 가격이 참 착하다.
식사뿐만 아니라 안주도 꽤 먹음직한 메뉴들이다.
언제 저녁 시간에 오면 소주나 동동주 한 잔 곁들이는 것도 괜찮을 듯.
우리는 세 사람, 모두 몸에 좋다는 청국장을 먹기로 한다.
금새 반찬들이 빼곡하게 좁은 탁자 위에 자리를 잡는다.
총 16가지 반찬.
비록 찬기는 작지만 반찬이 모자라면 언제든 리필이 가능하다.
메인 메뉴인 청국장(3인분).
냄새가 그다지 역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요즘 먹는 청국장들은 대개 이와 비슷하다.
냄새가 없게 개량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점점 그 냄새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가족들의 망중한의 늦은 오찬.
역시 재밌는 표현이다.
종업원도 국내산이라...
그런데 손님은 외국산도 있을 법 한데...
현관과 주방 쪽 벽에 다녀간 유명인들의 싸인지가 많이 붙어 있다.
병원으로 돌아올 때는 지름길을 찾았다.
바로 풍납리토성 중앙으로 난 길을 따라 오면 된다.
송파구 풍납동 소재 풍납토성. 백제 초기의 토성이라는데, 윗 사진은 당시의 것인지 아니면 후대의 것인지 무덤 같다.
맛을 평가하라면 망설이게 되는데, 그래도 블로그를 보고 식당을 찾을 사람을 위해 굳이 말씀드리자면
대개의 식당들처럼 반찬들이 조금 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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