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춘 관광을 마치고 탕구로 가는 길로 조금 가다 보면 산아래 도로가에 탑천이란 작은 마을이 있다.
여기도 홍춘과 비슷한 마을이지만 건물보다는 가을풍경으로 유명한 모양이다.
그래서 관광지명도 "탑천의 가을빛".
얼마나 아름답길래 입장료를 내고 구경할 정도인가?
탑천이고 해서 탑이 있다는 말은 아니고 지형이 탑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도대체 어떤 지형이 탑 같이 생겼다는 말인지는 설명이 없다.
역시 마을의 가이드가 나와서 건물 한 곳을 설명해주고 개인별로 자유롭게 구경하도록 한다.
마을 뒤 도로에서 찍은 모습.
확실히 상해에서는 보지 못할 풍경이다.
상해에는 산이 거의 없으니까.
그래도 설마 이런 걸 말하는 걸까?
수령이 5백 년 된 고목들이 마을 입구 곳곳에 있다.
마을의 역사와 함께 하는 듯.
어째 많이 익숙한 풍경들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도 보이고.
대나무밭이 있는 모양인지 잘라놓은 대나무가 엄청 크다.
추수 후 들판에 피어오르는 연기도 어째 익숙한 듯 하고.
마치 어느 한국 농촌의 한 자락을 보는 듯.
텃밭에는 남새들이 자라고 있고.
마을 안쪽에 대나무밭이 있다.
마을이 단풍 속에 뭍혀 있는 듯.
가이드가 우리를 데리고 가서 설명해 준 곳인 적여당.
청나라 때 가경 연간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하니, 고목보다는 역사가 한참이나 짧다.
그로 본다면 나무는 정말 오래 사는 듯.
건물 구조와 조각들까지 홍춘의 여러 건물들과 흡사하다.
역시나 세밀한 조각들도 있다.
정말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가장 바라는 게 무얼까?
나라에 대한 충성보다도 오히려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는 것 아닐까?
그래야 가문이 오래도록 보존될 테니까.
지붕 중간에 햇빛 받을 구멍을 낸 것도 홍춘의 건물과 유사하다.
이웃 마을이니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었겠지.
특별한 것은 없으니 정교한 조각작품이나 더 감상해본다.
고기잡는 사람의 배 안 대나무 통에 잡힌 고기까지 조각되어 있다.
길 오른쪽의 사철나무 같은 것은 차나무.
여기 황산지역은 옛부터 차 산지로 유명하다.
역시 어릴 때 보던 고향의 익숙한 풍경들.
안휘성 고추.
고추 끝이 하늘로 향해 있다. 그래서 맵다.
차나무도 꽃을 피우는 줄 처음 알았고, 또 처음 보았다.
마을 앞산.
마을 뒷산.
마을. 홍춘 쪽 방향.
여기에서 보니 단풍이 예쁘다.
마을이 단풍 속에 숨었다.
뽕잎도 따지 않아 단풍 들었다.
마을 뒷편 억새밭.
억새밭 풍경을 구경하고 있노라니, 아래쪽에서 방송용 카메라를 든 사람과 마이크를 든 사람이 급히 내게로 올라온다. 그리고는 황산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취재차 나왔으니 인터뷰 좀 하자고 한다.
아니! 이럴수가. 돌발사태에 외국인이라서 중국어가 서툴러 안될 것 같다고 하니 그래도 좋다고 한사코 부탁을 한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난생 처음 티비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한다.
이런 풍경들을 보니 느낌이 어떠냐고 물으며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댄다.
풍경 보는 내내 일반적인 한국농촌의 가을풍경에 비해 나을 게 없다고 실망하던 바라서 그대로 이야기를 했더니, 어째 낯빛이 별로 좋지 않다.
그래서 약간 태도를 바꾸어 상해라는 도시에 와서 살고 있기 때문에 회색빛 도시 풍경만 보다가 이런 곳을 보니니 정말 아름답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더니 금방 얼굴빛이 돌아왔다. 그리고 한국에서 주말에는 무얼 하는가 등등 대략 5분 정도 인터뷰를 한 후 나는 내 갈 길을 가고, 그들은 그곳에서 몇 사람들과 더 인터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들과 헤어진 후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가을을 노래한 두목의 <산행>이란 한시라도 한 수 언급하고, 좀더 문학적으로 표현할 수가 있었는데, 단 한 번만에 끝내버린 인터뷰가 못내 아쉬웠다. 생방송과 같았던 인터뷰였다.
나중에 상해에 돌아와 며칠 후 황산텔레비젼 방송국 홈페이지 들어가 검색해보니, 지역 뉴스 시간 말미에 잠깐 두 마디 언급한 게 나왔었다.
마을 뒤로 난 도로를 넘어서 산쪽으로 올라가 본다.
높을수록 전망도 따라서 더욱 넓어지고.
그렇지 않아도 산도 없는 회색도시 상해에 살면서 한국의 가을, 단풍이 그립던 차에 의외의 장소인 황산에서 한국의 농촌 같은 가을정취에 푹 취할 수 있어 좋았다. 탑천 구경을 마치고 버스에 올라 다시 탕구로 나가서, 사유대(謝裕大)란 차전문점 건물 앞[아마도 이 여행사의 황산 정류장인 모양임]에서 여행사의 대형버스를 타고 상해로 돌아왔다. 다들 어디를 여행하고 왔는지 첫날 출발할 때의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의 자리를 메꾸고 있었다. 가을이 한창 무르익는 계절, 좋은 날씨에중국인 단체에 끼어서 그렇게도 소망하던 황산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상해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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