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삼척여행에 미처 숙소를 물색할 시간도 없이 떠났었다.
삼척항[옛 정라진]에서 횟집을 둘러보다가 주변에 민박이나 모텔 등에 대해서 물어보니
바로 항구 앞 큰길 옆에 민박집 하나를 소개해준다.
주인이 없어 메모된 전화번호로 물어보니 1박에 4만 원.
그것도 지금은 바쁘니 저녁에 오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차를 타고 항구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더 가니 낯익은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아, 그랬었지...
작년 초, 겨울이었던가 지금은 시골에 가 있는 세리와 함께 첫 여행을 했을 때 숙소로 삼았던 곳이다.
파라다이스모텔.
당시 세리는 이제 겨우 2-3개월째의 아기.
주인 몰래 가방에 넣어 들어갔었고, 밤새 짖지도 않았으며, 다음날 퇴실하고 부근을 산책할 때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뭐, 따로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결정.
비수기 1박에 5만 원.
1층 프론트에 크게 표시되어 있다.
공식적으로는 삼척항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정라항이라고 많이들 부르는 모양이다.
전망 좋은 방으로 달라고 했더니 6층 키를 내어준다.
창을 통해 바다가 보인다.
흐린 날씨라 바다와 하늘의 경계 역시 흐릿하다.
좁은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삼척 바닷가 풍경.
전날은 그래도 좀 맑았기에 바다도 더 선명하다.
멀리 북쪽으로 보이는 높게 보이는 건물이 팰리스호텔.
이 모텔의 특징은 객실이 복도를 기준으로 모두 바다로 향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모두 바다 뷰 객실.
객실 안의 방문.
의자 없는 테이블이 외로워 보인다.
프론트에 의자를 달라고 하니 모두 고장나 있고, 현재로선 없다고 한다.
사서라도 갖다 달라고 하니 종업원이기 때문에 소관이 아니라고 한다.ㅠㅠ
시설은 전체적으로 지어진 지 오래되었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그렇지, 요즘 옛날 브라운관 TV가 있는 모텔이 어디에 있을까?
게다가 컴퓨터도 없다.
욕실이나 기타 설비들을 보면 사용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다.
그리고 최초 지어질 때는 나름대로 잘 지은 건물이었던 걸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시설을 현대에 맞게 보완하고, 프론트의 서비스를 개선한다면 기본 전망이 좋기 때문에 가격을 더 비싸게 책정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수건도 인색하다.
집에서 쓰는 수건보다도 더 작은 것으로, 머리라도 감게 되면 하나로는 부족할 듯 한 수건이 달랑 세 개.
가만 보니 펠리스호텔 수건 아닌가.
그렇다면 두 숙박업소가 같은 사람이 경영하는 것이라는 뜻?
고급 설비와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은 비싼 펠리스호텔로, 그리고 저렴한 가격을 원한다면 파라다이스로 가면 된다?
'여행 본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척여행] 망중한의 즐거움 1박2일 삼척여행 (0) | 2013.05.28 |
---|---|
[삼척여행] 우연히 찾은 두타산 산나물축제 (0) | 2013.05.28 |
[제천여행] 해우소에서의 전망이 최고인 정방사를 찾다 (0) | 2013.05.15 |
한국의집 민속공연[북과 장고 웅장한 화음, 그리고 역동적인 춤사위] (0) | 2013.04.19 |
한국의집 민속공연[오고무(五鼓舞)의 향연] (0) | 2013.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