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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와 태리 이야기

[2013.4.14] 퇴비를 뿌리고 이랑을 만들다

by 유경재 2013. 4. 17.

남녘에는 이미 봄꽃이 지고 신록이 짙어가건만

이곳 충주는 아직 이렇게 겨울의 모습 그대로다.

지난 한 주 미처 들러지 못했다가 늦어진 농사일에 조바심 가득 안고 2주만에 유경재를 찾는다. 

 

충주댐 가는 길에 이제 개나리도 피기 시작했다.

 

갑자기 앞에서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무슨 일인가?

알고 보니 충주댐 벚꽃 구경 차량들 때문이다. 

 

충주댐에서부터 아래쪽 다리까지 인도를 따라 벚꽃이 길게 피어있다.

 

차가 막히지만 오히려 좋다.

직접 내려서 보는 대신 천천히 비록 멀리서나마 봄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2주일만에 찾은 유경재 마당은 녹색이 부쩍 짙어져 있다.

 

화단에는 노란 민들레꽃이 수를 놓은 듯,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현관 앞에도.

 

집 뒷쪽으로는 누군가 새로 집을 지으려는 모양인 듯,

새롭게 바위로 축을 쌓고 터를 만들고 있다.

 

 

 

 

겨울을 난 부추.

아직은 키가 작다.

 

잔디밭에도 조금씩 녹색이 번져가기 시작한다.

 

농협은 일요일에도 열어놓았다.

그래서 오는 길에 한 포에 3천 원 가량 하는 유기농퇴비 5포를 사와 뿌릴 준비를 해 둔다.

 

연못물이 에메랄드빛, 옥빛이다.

 

 

전에 보지 못했던 제비꽃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햇빛도 제대로 안드는 담장 아래 외롭게 자라는 꽃인 줄 알았던 제비꽃이 이렇게 많이 자라고 필 줄이야.

 

제비꽃 사이에 토종 민들레인 하얀민들레도 꽃을 피우고 있다.

 

제비꽃.

 

아니, 이건 달래 아닌가?

어쩌다 우리 마당에 뿌리를 내렸던가?

 

여기저기 쑥들도 떼를 지어 자라고 있다.

 

보기 드문 냉이도 보이고.

 

터줏대감격인 고들빼기도 보이고,

 

여기도 하얀민들레.

 

퇴비를 대충대충 뿌렸다.

 

이렇게.

 

그리고 안쪽에서부터 반고랑씩 바깥으로 내어가며 이랑을 만든다.

순전히 삽 하나로.

 

오랫만의 노동에 비록 팔과 허리, 육신은 힘들지만 마음만은 그지없이 상쾌하다.

막걸리 한 잔 하며 쉬었다가,

 

마지막 힘을 내어 마무리한다.

 

 

유난히도 청명한 날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