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은 일요일(21)에 이랑에 비닐을 씌울 생각이었는데,
토요일은 상주, 일요일은 강릉에 갈 일이 생겨서 하는 수 없이
금요일, 퇴근하기가 무섭게 집으로 달려가 자세한 내막은 생략한 채 무조건 아내를 싣고
유경재로 달려갔다.
가는 길에 그린가든에 들러 비닐을 얻어가는 것은 예년과 다름 없었다.
그린가든 사장님께서 친절하게도 "미리 만들어 놓은 이랑은, 특히 저녁 때라 말라 있기 마련이니 비닐을 씌우기 전에 물을을 먼저 좀 뿌리는 게 좋다."라는 코치도 해 주신다.
그래서 충실하게 그 가르침을 따라, 먼저 이랑을 다시 한 번 손본 후, 엉킨 채 창고 구석에 쳐박혀있는 호스를 꺼내어 고장난 바깥 수도 대신에 거실 화장실 수도꼭지에 연결하여 이랑마다 물을 준다.
이제 비닐을 덮는 일이 남았다.
비닐 덮는 일만 아니라면 혼자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이 작업은 두 사람의 손이 아니면 거의 해내기가 어렵다.
호스는 다시 정리해서 창고에 갖다 놓는다.
비닐말이 중간에 긴 쇠봉을 넣어 이랑 한 쪽 끝에다 비닐을 흙으로 고정시켜 놓고,
두 사람이 쇠봉을 가장 낮추어 끌어가면서 비닐을 이랑 위로 씌우는데,
비닐에서 나오는 정전기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불꽃이 연신 튀면서 살갗을 따끔따끔하게 한다.
다행히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잔디밭 가장자리에 심어진 키작은 앵두나무에도 앙증맞은 하얀꽃이 피었다.
길가쪽에 심어진 매화나무도 하얀 꽃을 피웠다.
꽃들이 한결같이 땅쪽으로 향하는 바람에 예쁜 모습을 사진에 담기가 어렵다.
각도를 이렇게도 잡아보고,
또 이렇게도 잡아본다.
자두나무에도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대추나무가 한 그루가 그중 가장 기운차다.
살구나무도 새순돋기 대열에 동참하고.
엄나무도 가시돋힌 줄기와는 다르게 줄기끝에 돋아나는 봉긋한 새순이 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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