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도에 나홀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큰 애가 갑자기 식성을 바꾸었다.
먹는 것에는 별로 가리는 것이 없었는데,
인도여행 이후로는 육식을 끊고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겠다고 한다.
왜 갑자기 그러느냐고 하니
인도여행 중에서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으며,
특히 현대인들이 먹기 위해 사육하는 가축들이 대개 자연수명에 비해 너무나도 짧은 생명인 점이 너무 안타깝게 생각되었다고 한다.
하기사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는 자연수명이 20년도 넘는다는데,
영계백숙의 경우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생명이 끝나니까.
이는 소나 돼지도 마찬가지일 터.
옛날 어릴 때 시골에서 가축으로 키우던 소, 닭, 개 등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생명을 잡을 때의 그 잔인함 등을 생각하면
나조차도 갑자기 육식이 혐오스러워진다.
그러면 해산물은 어떨까?
해산물도 먹기 위해 대량으로 사육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자연상태에서 어부에게 잡힌 해산물은 그나마 자연스러운 일로, 거부감이 덜 드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양식 활어 위주의 횟집보다 자연산 활어횟집이 더 인간적인 것인가.
인간적이게 살려면 비싼 대가를 치뤄야만 하는가...
회에 비해 생선구이는 조금 더 자연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런가.
충주에도 요즘 들어서 생선구이 식당이 부쩍 눈에 띄는 것 같다.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곳 역시 생선구이집.
전에는 화신정이라는 염소탕 집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생선구이집으로 간판이 바뀌어 있었다.
두 달 쯤 되었다고 한다.
예원. 생선구이집 이름 치고는 상당히 고상하다.
메뉴를 생선구이 하나만으로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토종닭도 취급한다고 한다.
토종닭의 공수 경로에 대해서는 미처 물어보지 못했다.
조림도 있다.
위치는 연수동, 주공5단지와 kt전화건설국 사이의 주택가.
한반도 횟집으로 나가는 도로 옆이다.
중앙홀과 양편의 크고 작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혹시 저기 엄마에게 안겨있는 아기가 입구에 붙어있는 토종닭 사진 속의 아이인가?
오늘은 고등어구이를 먹어보기로 한다.
우리네 식탁이 다국적 식재료에 의해 점령당한 지도 한참 되어서 그런지
외국산 생선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닭도리탕이나 닭백숙, 그리고 토끼탕까지 예약하면 바로 먹을 수 있겠다.
반찬들이 정갈하다.
비교에 익숙하지 않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한국교통대 앞 철길 건너 생선구이집은 푸짐한 느낌이라면
이 집은 깔끔하다.
국 대신에 식탁 중앙에 된장찌개가 자리를 잡는다.
두 사람 각자 앞에 고등어구이가 놓인다.
반 마리로 보이는데... 양은 충분하다.
게다가 된장찌개와 기본반찬들 때문에 추가 공기밥의 유혹을 물리치기 어려울 정도다.
우연히 찾게 된 생선구이집,
한 끼 식사 잘 했다는 느낌을 받으며 식당을 나선다.
다시 찾고 싶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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