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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맛집

[충주맛집] 선지해장국의 대명사 양평해장국

by 유경재 2012. 11. 5.

간밤에 비가 살짝 내리더니 오전에는 개었다.

바쁘다 보니 병원에 갈 시간도 없는데,

차일피일 뒤로 미루기만 했던 병원에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가기로 미리 예약된 날이 바로 오늘이다.

칠금동의 터미널 주변에는 터미널이 생길 때 병원들도 함께 집중적으로 생겼다.

병원을 마치고 나오니 아직 점심 식사 전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고,

혼자서 먹기는 좀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주변 식당에서 한 끼 때운다는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침 주차해둔 곳 부근에 전에 보지 못했던 양평해장국이란 간판이 보이길래

망설임 없이 들어가본다.

 

슬로건이 재미있다.

누구에게나 가족의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집밥이 제일 좋다는 건 인정하고,

그 다음으로, 외식할 경우에는 이 집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약간은 겸손한 듯 하면서도 자기 자랑을 한껏 하는 그것이...

 

위치는 터미널 삼거리의 버스정류장 바로 앞이다.

은행잎이 반쯤 떨어져 가을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식당이기에 물어보니 이제 개업한 지 한 달 정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수원에 체인본부를 두고 있는 양평해장국의 체인점이라고 한다.

양평해장국이라면 당연히 양평에 본부가 있을 줄 알았더니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모양이다.

양평에는 김희라 해장국이 더 유명한가?

 

내부 풍경.

어쩌다보니 얼굴이 나와 버렸네.

죄송, 이해해 주시길...

 

현관 입구 쪽 벽에 걸린 장식물.

옛날 시골 생각을 절로 나게 하는 물건들이다.

 

뒷문으로 이어지는 공간.

바닥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오픈된 방으로 되어 있다.

 

"千祥雲集"(천상운집)이란 휘호가 벽에 걸려 있다.

"祥"자는 길하다, 좋다는 뜻이니, "천상"은 수천 가지 길함이란 뜻이 되겠고,

"운집"은 비가 오려 할 때 구름이 하늘에 모여들 듯 많이 모인다는 뜻이니,

전체적으로 수천 수만 가지 온갖 길한 것들이 모두 다 이 집으로 구름때처럼 모여들기를 소망하는 말이 되겠다.

부디 손님이 그렇게 구름처럼 모여들기를 기원한다.

 

식탁에 미리 마련되어 있는 소금, 양념장, 후추, 고추씨기름[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뭘 먹을까?

아무래도 대표 메뉴인 해장국이 좋겠지...

주문한 지 5분 여 뒤에 상에 오른 해장국.

 

고추씨기름과 양념장[다데기]을 조금씩 넣으니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해장국 모습을 나타낸다.

맛 또한 내 입에는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래서 거의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말끔히 한 그릇을 비우게 되었다.

 

식사를 하고 뒷문으로 나가니, 뒷문 현관과 뒷문 사이에 이러한 공간이 있다.

 

여기 상가들은 위치상 대부분 이렇게 앞문과 뒷문을 모두 갖추고 있다.

뒷문에도 간판이 있다.

이 집에 제일 문제는 주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역시 이 주변 건물들의 공통된 어려움이다.

적당히 알아서 하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린다.

가을비 우산속이란 노래가 생각나고,

그 노래를 불렀던 최헌이란 가수가 생각나고,

얼마 전에 비교적 젊은 나이로 세상을 하직했다는 게 생각나

공연히 센치멘탈해지는 비내리는 늦가을 오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