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의기양양하던 초록빛도
계절의 변화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점점 누렇게 퇴색되어가고 있다.
잔디도...
부추도
고추도
서리가 내리려니 여름 동안 게으름 피우던 호박들이 급하게 열매를 맺고 있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이에 뒤질세라 거의 다 죽어가던 주키니호박도 다시 소생하여 열매를 맺고 있다.
또 여기에도
밤이다.
평소 속이 좋지 않다는 고2를 위해
옻닭을 해 먹이기로 한다.
마침 지인에게 마른 옻나무 얼마를 얻었으니,
마트에서 비싼 육계 두 마리를 사고,
혹시나 해서 옻알레르기를 위해 약국에서 약도 준비했다.
그리고 수돗간 옆에 몇 년 전에 사서 한 번도 음식용으로 써 보지 않았던
양은 솥을 작은 드럼통으로 만든 화덕 위에 걸고 장작불을 피운다.
장작불의 화력이 좋다.
다 삶은 닭을 꺼내어 고기를 먹는 동안
육수에는 찹쌀을 넣어 다시 끓인다.
찹쌀죽.
불편했던 속이 좀 괜찮아졌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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