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충주맛집

[충주맛집] 미국쇠고기 전문점: SK농장

by 유경재 2011. 8. 23.

기억도 아련하다.

미국소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요동치게 했던 일이... 

이후 시위는 잠잠해지고 미국쇠고기가 우리 나라에 본격적으로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 마트의 미국쇠고기 판매대는 아직까지 썰렁하기 그지없다.

그만큼 광우병에 대한 우려와 그 당시의 기억이 오래 가기 때문이리라.

 

한편 요즘들어 충주시내에 심심찮게 새로 선을 보이는 식당 간판이 이른바 저렴한 쇠고기전문식당들이다.

꽃보다소, OK목장, SK농장...

집 부근에도 두 곳이나 성업 중인데, 초기에 손님이 많은 것은 개업빨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직까지도 성업 중이어서 그 이유가 지극히 궁금해졌다.

 

일요일 밤, 양평 나들이를 마치고 귀가하니 벌써 9시를 넘어가고 있는 시간.

출출함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에는 집앞의 SK농장을 찾았다.

대한민국초저가소고기 전문점이란 표시, 참숯불소갈비살전문점이란 수식어.

분명 수입쇠고기일텐데 어느 나라 고기일까.

 

쇠갈비살이 1인분(100g)에 3,900원이라 싸긴 싸다.

일요일 늦은 저녁시간임에도 손님들로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다.

 

 

우리가 나올 때 쯤에는 손님들이 한바탕 자리를 떠나가고, 종업원들이 식탁을 치우느라 바쁘다.

 

뭘 먹을까.

열심히 두 사람이 의논하여 소금구이 2인분, 양념구이 1인분으로 정했는데,

주인이 소갈비살 5인분 세트를 권한다.

주변 사람들을 보니 대부분 동일한 메뉴를 먹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기본 상차림.

 

추가 야채는 모두 셀프.

 

숯불이 자리를 잡고.

 

이어서 갈비살 5인분이 상에 오른다.

메뉴판에 쇠고기의 원산지는 미국산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서비스로 나온 꽃양지살 1인분도 함께.

 

 

 

적당히 구워지면 먹는다.

옆 테이블에도 우리처럼 부부가 고기를 먹고 있었다.

우리가 고기를 한꺼번에 많이 석쇠에 올리자 조금씩 올려서 구우라고 조언해준다.

그리고 몇 마디 더 조언 아닌 조언을 해 준다.

자기도 미국소반대 촛불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인데,

지금에 와서 보니 결국 한우나 미국소나 그게 그거더라는 것이다.

한우는 너무 비싸서 서민들이 먹기 어려우니 서민들에게는 이런 수입쇠고기라도 먹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한다.

 

그래도 의아하다.

그렇게도 반대했던 미국소를 이렇게 많이들 찾고 있다니...

미국소 수입업자들의 전략 또한 놀랍다.

마트의 정육코너에서 실패하자, 아예 식당으로 바로 진입하여 미국소를 대중화시키는 그 전략이...

맛을 평가하면 나 역시 한우와 별반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하는 게 정직하다.

한우 농가는 한우 가격이 떨어져서 불만이고,

소비자들은 한우 고기 가격이 너무 비싸서 불만인데,

그런 틈새를 수입소가 헤집고 들어오니, 정부는 어떻게 해서라도 한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겠다.

 

정말 우연인데, 묘하게도 이틀 사이에 한우전문점에서는 질긴 육질과 불친절로 불쾌함을 느꼈었고,

수입소고기 전문점에서는 한우와 별반 차이없는 맛을 보았다는 사실이 나를 상당히 당황스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