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의 벽골제와 함께 우리 나라의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의 하나로, 제천의 의림지를 들 수 있다.
마침 부근에 볼 일이 있어 일요일 오전 길을 나섰다.
날씨는 약간의 연무가 낀 하늘에 차 안 온도계가 25도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막상 차에서 내리니 햇살이 따가와 마치 한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충주에서 제천으로 난 국도는 휴일, 연휴를 보내기 위해 떠나는 차량들로 시내 도로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붐빈다.
의림지 뒷편이 바로 세명대학교다.
의림지 상류쪽에 차를 세워두고 거꾸로 경호루로 내려갔다 오기로 했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산쪽으로는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었다.
인공 산책로.
물 속에 터를 잡은 나무들.
멀리 세 줄기로 뿜어져 오르는 분수 너머가 의림지다.
두 종류의 분수.
내려와 거꾸로 뒷편을 바라본 풍경.
이렇게 인공으로 바위를 가져다가 동굴을 만들었다.
그 위로는 물을 폭포처럼 흘려내려보내고 있다.
물 너머로 보이는 정자가 경호루.
동굴 중간에 이렇게 창문처럼 세 곳에나 구멍을 내었다.
그리고 그 위로 물줄기가 떨어지고.
경호루로 건너가기 전, 무슨 솟대공원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보니 솟대는 보이지 않고.
솥탑만 보인다.
한 때 성업을 누렸을 법한 영광스런 흔적들.
식당 부지인 모양이다.
이런 양궁자도 있는데, 개점 휴업인지? 아니면 아직은 이른 시간인지?
활 위에 앉은 먼지의 양으로 보아 완전한 휴업 상태는 아닌 모양.
경호루로 건너가는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마치 백두산의 지하삼림을 내려다 보는 것 같다.
깊은 계곡.
조선시대 문인 서거정이 제천에 들렀다가 이틀 묵으면서 쓴 시라고 한다.
제천의 여관집에서...
개인적으로 볼 때 경련의 대구가 비록 평범하지만 멋스럽게 느껴진다.
저수지 가에 불그스레한 살갗을 한 채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오래 된 소나무들이 이 시의 작가가 보았던 그 소나무이런가...
보조저수지에서 비류직하삼천척하는 물줄기.
멋진 풍경을 화폭에 담기 위해 부지런히 붓을 놀리는 수묵화 화백들.
강릉에 경포대가 있다면 제천에는 경호루가 있다.
공통점은 경포호와 의림지의 물이 모두 거울 같이 맑다는 뜻이겠다.
충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겨울 어느날,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처음 찾았던 기억이 난다.
눈이 소복하게 쌓인 호숫가에는 포장마차 같은 간이식당만 덩그렇게 있을 뿐 여행객들도 거의 없었는데,
당시 포장마차 안에서는 의림지의 명물인 공어회를 팔고 있었고,
우린 그것이 신기해 초고추장을 넣은 종이컵에 산 공어를 찍어 입에대 넣으며 즐거운 비명을 질러대었었지.
서거정이 말한 "하늘 향해 뻗어있는 늙은 나무들"
여기서 보니 옛날 저수지 치고는 꽤 규모가 큰 편이다.
이 두 소나무는 물이 그리도 그리웠나.
하늘로 가지를 뻗는 게 아니라 물에 드러누우려는 듯 비스듬히 자라고 있다.
저 멀리에는 오리배 몇 대가 6월, 초하의 한낮에 한가로이 떠 있다.
건너편에서 바라 본 인공바위동굴과 폭포,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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