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전의 일이다.
2015년 7월 하순 복건성 여행기를 이제야 쓰다니,
갈수록 게을러진 것인지, 그만큼 더 바빠진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ㅠㅠ
첫쨋날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낯선 땅 하문공항에 내려,
교통수단의 선택의 여지 없이 택시를 타고 미리 예약해 둔 시내 숙소로 향한다.
어두운 길, 유난히 터널이 많았던 기억이 새롭다.
시내까지는 택시비가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다.
늦은 밤에 숙소에 체크인하고, 잠시 밖을 나와 주변을 탐색한 후 다시 숙소로 들어가 첫날밤을 무사히 보냈다.
다음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미리 검색해둔 복주-천주-하문의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하문역으로 향했다.
하문역은 공사가 한창이다.
중국의 어느 역인들 조용한 곳이 있으랴.
계획대로 표를 모두 예매한 후 첫 여행지인 남보타사로 가기 위해 역을 빠져 나왔다.
그러고 보니 아직 아침 식사 전이다.
역 부근을 한참 헤매다가 한 허름한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다.
두 가지 볶음요리에 미판(米饭)한 공기를 비벼 먹으니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남보타사는 하문대학 쪽에 있는데, 그 뒷편 등산까지 계획하고 시내버스를 탔다.
남보타사는 내가 탄 시내버스의 종점이다.
종점에 다 왔다는 안내방송. 그런데 오른쪽 길가 인도에 우산을 사람들의 행렬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뭐지?
궂은 비는 계속 내린다.
차에서 내려 줄의 입구를 찾아 가보니 바로 하문대학이다.
왜 줄을 서 있느냐고 물어보니,
하문대학은 일반인들에게 하루 두 차례 개방하는데,
이제 첫번째 개방 시간에 맞춰 들어가기 위해 선 줄이라고 한다.
대학 교정이 줄을 서서 볼 정도로 특별한 곳인지 의아한 생각을 떨치지 못한 채, 남보타사 쪽으로 향한다.
절 앞에 탑이 있고, 그 탑 앞에 다시 연못이 있다.
궂은 날씨지만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오른편에 보이는 쌍둥이 빌딩은 나중에 알았지만 하문 어디를 가나 보일 정도로,
하문의 상징 같은 건물이었다.
여기가 바로 남보타사인 모양이다.
앞에 보이는 이중 지붕의 건물이 천왕전.
연못에는 자라들이 많다.
저마다 기원을 담아 판자 위로 동전을 던진다.
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탑돌이 하듯 먼저 연못을 한바퀴 돌아본다.
예정된 여정인 절 뒷산이 안개 속에 희미하다.
나의 지식상으로는
이건 아마도 연꽃이 아니라, 마름[菱]일 것이다.
잎과 꽃의 크기가 연꽃보다는 훨씬 작으며, 씨는 마름모꼴인 그것.
빗속에서도 모두들 즐겁다는 표정들.
여러 가지 형태의 연꽃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아직 피우지 못한 꽃망울, 만개한 꽃, 이미 꽃은 떨어지고 씨방만 남은 것 등.
절 앞 연못가의 높은 탑, 만수탑.
색채로 보아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사찰 문을 지키는 수호신.
절 안이다.
단출하다.
절집 뒤로 빠져나와 산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드는데,
벌써 내려오는 사람도 많다.
아열대의 나무 뿌리가 바위를 감싸고 있다.
생물과 무생물의 공존.ㅋㅋ
아마도 이 사찰과 관련된 스님이렷다.
스님의 부도탑.
사진까지 곁들인 부도탑은 처음 본다.
산을 오를수록 시야는 그만큼 더 넓어진다.
쌍둥이빌딩이 뚜렷하다.
그 너머 바다 건너 보이는 섬이 구랑위 섬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태허대사의 부도탑.
지붕의 색깔들이 상당히 이국적이다. 유럽풍의~~~
흐린 날이 원망스럽다.
드디어 산 정상에 올랐다.
여지 없이 매점이 자리하고 있다.
버섯어묵 한 꼬치에 천 원.
여기가 바로 정상.
시야가 흐려 그다지 전망이 좋지 않다.
일단 생수로 목을 축이고 잠시 쉬었다가 하산 시작.
무상한 인생,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것인가?
뭐니뭐니 해도 선을 행하는 게 그래도 최고의 즐거움이리라.
실재로 남에게 베풀고 선을 행하면 그 어떤 것보다 더 정신적 희열을 맛볼 수 있는데,
만약 이런 희열을 전 인류가 다 알게 된다면 어쩌면 인류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저 작은 나뭇가지로 저 육중한 바위를 지탱하겠다고?
중국인들에게 물어보니, 저렇게 하면 허리가 안 아프다나...
빗줄기가 조금 가늘어졌나 보다.
나무관세음보살~~
하산한 후,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호리산포대(護里山炮臺)가 있는 백성(白城) 해변으로 향한다.
중국인들의 여름해수욕 풍경을 보기 위해서.
중국 남방 해안도시의 7월 하순 해수욕장 풍경이다.
물속에 들어가서 노는 사람은 거의 없고, 모두 평상복인 채 백사장에 있다.
아이들을 위한 해변용 장남감.
아주 드물게는 이렇게 텐트도 보인다.
코끼리 다리를 닮은 줄기의 열대 야자수가 해변 도로 한 쪽으로 도열해 있다.
정보에 의하면 보이는 건물이 하문대학 여학생 기숙사?
맞다면 기숙사 전망 한 번 끝내 준다.
자전거도 대여해 주니, 연인끼리 이걸 타고 해안도로를 일주해보는 것도 좋겠다.
어딜 가나 보이는 쌍둥이빌딩.
오른편 백사장이 끝난 곳으로 해안을 따라 설치된 다리를 따라 가면 호리산포대가 나온다.
저 위가 바로 호리산포대.
청나라 말 양무운동의 산물이라고 한다.
아편전쟁에 속절없이 패한 후, 서양식 군사시설의 필요성을 절감한 끝에 설치된 포대라고 한다.
지금은 4A급 국가공원이 되었고.
녹슬은 채 버려진 대포의 포신.
그렇게 하문의 둘쨋날 일정은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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