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협 구경을 마치고 차는 다시 오던 길로 잠시 돌아나와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조금 가다가 한 식당 앞에 멈춰 점심식사를 한다.
그런데 우려하던 것과는 달리 식사의 메뉴가 거의 내 입에 맞다.
또 한 가지 여행 중이라 그런지 몰라도 중국인들은 식사를 참 빨리 한다.
내가 반도 먹기 전에 벌써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ㅋㅋ
식사를 마친 후 차는 다시 이상향의 대명사인 샹그릴라를 향해 달려나간다.
산 기슭 초지에 거뭇거뭇하게 야크도 보인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지금 차가 달리고 있는 이 도로도 예전에 마방들이 운남에서 티벳으로 차와 소금을 실어나르던 차마고도였다고 한다.
전망 좋은 곳에 간이 휴게소가 있고, 차는 거기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운남, 티벳, 샹그릴라, 저 너머 어디엔가 우리가 꿈꾸던 이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언덕 아래 저 마을이 곧 이상향일지도...
토종닭 계란, 야크 고기와 우유 등을 팔고 있다.
멋진 풍경을 사진에도 좀 담아갑니다.
잠시 쉬었던 버스는 다시 샹그릴라를 향해 달린다.
어찌 그루터기만 남은 고사목들인가
제법 큰 마을도 보이고, 시냇가에 풀을 뜯는 야크 무리도 보인다.
이제 샹그릴라가 가까와진 모양이다.
산업단지가 있는 것을 보니 이곳도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모양이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샹그릴라에도 공항이 있는데, 일본 사람들이 투자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일찍부터 일본인들이 이곳을 좋아했다고 한다.
아파트인가?
빈 집인 듯한데, 여기 이 산골에 무슨 아파트가 필요할까?
드디어 도착한 모양이다.
샹그릴라의 중심지인 시가지로 접어든다.
어느 중고등학교.
로타리를 돌아서.
차는 티벳 장족 불교 사원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자그마한 사찰 앞에 멈춘다.
사원의 좁은 마당 안에는 온통 오색 타르초가 펄럭인다.
기둥이 크기도 하다.
그런데 기둥 색깔을 보니 지은 지 오래되지는 않아 보인다.
경전통인 마니차도 돌려보고.
사원 2층에서 바라본 풍경.
마당 중앙의 돌탑.
샹그릴라 시가지 풍경.
내가 생각하던 그런 고즈넉한 농촌 풍경은 아니다.
여느 소도시 풍경과 다를 바 없다.
사원 구경을 남들보다 일찍 마치고 일찌감치 주차된 차에 올라 창 밖 구경을 한다.
흰 색 야크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사진 찍는 용이다.
사원 관람을 마치고 이어서 차는 우리를 어느 기념품 가게로 안내한다.
비취, 옥, 은, 야크뿔 등으로 만든 각종 장신구가 백화점처럼 넓게 전시되어 있다.
동행한 중국인들, 마치 쇼핑을 하기 위해 여행을 온 것처럼 고가의 물건들을 잘도 산다.
야크뿔로 만든 빗.
기념품 가게를 나오니 좀전 까지 조금은 흐렸던 하늘이 예의 그 쾌청함을 보여주고 있다.
일정에 보면 장족 민가 방문이란 프로그램이 있는데,
나는 2007년 동티벳 여행 때 방문한 적이 있던 초원의 한 유목민 가정을 연상하며
내심 그런 곳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그런데 시내와 거의 인접한 듯한 교외의 한 마을로 차가 접어들고,
좀 전에 봤던 사원보다 더 웅장한? 한 2층 건물로 안내되었다.
이곳이 바로 장족 민가라고 한다.
문 입구에서 장족 아가씨가 머플러 같은 길고 흰 천을 목에 둘러준다.
그리고 자기와 사진을 찍게 한다.
이층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으니,
이어서 여러 다른 여행팀들이 속속 자리를 채우고, 장족의 가무 공연이 시작된다.
이 집 할머니라고 하는 저 노파의 노래가 프로급이다.
각자 자리 앞에 놓인 식탁에는 호밀?인지 뭔지 이 지역 주식 곡식가루를 미숫가루 형태로 만든 것과 그것으로 만든 백주를 준다. 그리고 안주로는 통으로 구운 새끼야크 고기가 제공된다.
호밀가루는 물을 넣어 쫀득하게 반죽해서 떡처럼 먹도록 시범도 보여준다.
야크술 등 음식은 무한정 제공된다.
이 프로그램은 옵션 중의 하나로 가격이 대략 200-300원 정도 했었던 것 같다.
좀전에 설명했던 호밀술과 호밀가루, 그리고 그것을 떡처럼 반죽한 것.
새끼 야크 바베큐.
사회자는 흡사 강남스타일의 싸이를 닮았다.
한 가족은 아닐 것이다.
관광 수입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의 하나다.
춤과 만담, 노래 등이 어우러진 한바탕 떠들썩했던 공연이 끝났다.
기념으로 싸이 닮은 장족 청년과 함께 찰칵~
마당으로 나가니 모닥불이 피어져 있고, 모닥불을 에워싼 관광객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진다.
우리 나라에선 좀 시들해진 강남스타일이, 이곳엔 지금 한창인 모양이다.
저마다 어설픈 말춤을 흉내내기도 하는 게 재밌다.
음악 한 곡이 이역만리 샹그릴라의 한 구석에서도 사람들을 함께 하게 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러한 프로그램 전체가 예전 내몽고 초원 여행 갔을 때 프로그램과 흡사하다.
샹그릴라의 첫날 일정은 그렇게 끝이 났고, 숙소로 안내되었다.
도무지 샹그릴라에 왔다는 느낌이 없다.
왜일까???
늦었지만 그 느낌을 찾기 위해 혼자 숙소 바깥을 나가봤다.
그런데 사방이 이러한 숙소들뿐,
샹그릴라의 특색을 느낄 그 아무 것도 없다.
그냥 황량한 느낌만 안은 채 다시 숙소로 돌아와 다음날을 기대하며 지친 몸을 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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