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작업 중에 유난히 내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있어 약간 수정을 해서 올려봅니다.
아래 시들은 모두 남조시기의 작품들로, 합환시는 부부 사이의 애정을, 뒷 작품은 봄풍경을 노래한 것입니다.
<합환시>
(1)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
한뿌리에 달린 이삭 함께 먹고,
연리지 술잔으로 함께 마시며,
한 쌍의 실로 짠 천으로 옷 해 입고,
꿰맨 곳 없는 통이불 함께 덮으며,
같이 무릎 나란히 붙여 앉고,
함께 손잡고 걸어다니며,
그대 고요하면 나도 조용할 테고,
그대 놀러나가면 나도 따라 나갈 것.
저 하늘의 동심조처럼,
이 연못의 비목어같이.
지극한 우리 사랑 쇠와 돌도 끊으며,
아교와 옻보다 더 굳다네.
소원은 오래도록 이별없이
한 몸처럼 사는 것.
살아서는 나란히 지내다가,
죽어서는 같은 관의 재가 되는 것...
(2)
자석이 바늘을 부르듯,
오목렌즈 빛을 모으듯,
제 마음 당신과 맞으니,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
한 베로 지은 이불 함께 덮고,
쌍고치 명주솜으로 이불속 넣으며,
더위엔 비익조날개부채 부치고,
추위엔 비견수털담요를 깔며,
당신이 웃으면 나도 따라 기분 좋고,
당신이 근심하면 나도 따라 슬퍼진다네.
소망은 오래도록 이별없이,
살아서는 한집에 사는 즐거움 누리고,
죽어서는 같은 관 속의 사람 되는 것.
<봄노래>
(1)
섬돌에선 봄향기가 품으로 날아들고,
마당에는 봄꽃이 눈에 띄는데,
봄풍경 이와 같으니,
사랑의 마음 가슴속에 이는 것 어찌 막으랴!
(2)
난초잎은 땅에 가득 돋아나고,
매화꽃은 벌써 땅으로 떨어지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몇 송이 따서 임에게 부치고파.
<초봄>
남조 양, 심약(441-513)
길을 따라 따뜻한 봄 찾아서,
삼삼오오 미인들 손잡고 가는데,
풀빛이야 당연히 아직 푸르지 않을 테고,
숲속에 간들 볼만 한 게 뭐가 있으랴만,
까닭없이 매화꽃을 찾기도 하고,
부질없이 버들가지에 마음을 맡겨보기도 하다가
집으로 돌아와
가슴 가득 춘정을 한 잔 술로 달랜다네.
상해대학 북문 쪽의 버드나무.
가느다란 가지마다 녹색이 점점 짙어간다.
상해대학 매원의 매화.
하늘이 모처럼 파랗다.
상해대학 도서관 부근의 이름 모를 꽃.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나갈 때마다 그 진한 향기 때문에...넋이 다 나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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