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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서울맛집][중구맛집] 국수전골로 유명한 고려정

by 유경재 2012. 3. 27.

 지난 토요일, 3월 24일, 서울 프레이저플레이스호텔에 회의가 있어서 가게 되었다.

주말의 고속도로나 서울 도심의 도로 사정이 어떨지 몰라 예정 시간보다 넉넉하게 일찍 출발했다.

다행히 큰 정체가 없어서 점심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여

바로 뒷편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전통한정식과 국수전골 전문이라고 한다.

 

명함을 보니 상호가 이화고려정 이다.

중구 순화동.

 

식당 현관 바깥에 마련되어 있는 메뉴표.

만두쑥국수전골을 먹기로 했다.

 

야채샐러드가 먼저 상에 오른다.

 

간단한 밑반찬.

 

전골 냄비에 육수가 끓고 있다.

 

전골의 재료들,  쇠고기, 쑥국수, 만두, 공기밥, 계란.

 

육수가 한창 끓을 때 재료들을 한꺼번에 넣어 더 끓여서 각자 떠 먹으면 된다.

"춘래불사춘"이란 말처럼 봄날씨답지 않게 추운 날에 뜨끈한 전골이 온몸을 녹여준다.

 

국수와 만두를 다 먹어갈 때 쯤이면

종업원이 공기밥으로 끓인 죽을 퍼 준다.

한 끼 식사로, 결코 간단하지 않을 정도의 푸짐한 양이다.

춘래불사춘이란 말을 하고 보니, 그 시구가 들어있는 시가 생각난다.

아마 당나라 때 시인걸로 생각되는데, 동방규(東方규)의 <소군원>(昭君怨)[왕소군의 원망]이란 시다.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북녘 오랑캐 땅에는 화초가 없어서

春來不似春(춘래부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네.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저절로 옷과 허리띠가 헐렁해지는데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허리 날씬하게 하기 위한 게 아니라네.

 

한나라 원제 때의 후궁인 왕소군(王昭君)은 화공들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아 초상화가 밉게 그려졌었다.

마침 당시에 한나라와 전쟁 중이던 흉노와 화친정책을 위해 후궁 중의 한 사람을 흉노 왕[선우]의 왕비[염지]로 시집 보내기로 했었는데, 거기에 왕소군이 선발되었다.

흉노로 떠나기 전에 임금을 알현하자, 임금은 그녀의 미모에 감탄과 놀람을 금치 못하고

어째서 초상화가 밉게 그려졌었는지를 조사하게 했다.

조사 결과 당시의 후궁의 초상화를 담당했단 모연수 등 장안의 화가들이

뇌물을 받고 초상화를 잘 그려주었는데, 왕소군은 돈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착하고 곧아서 뇌물을 바치지 않아 밉게 그려졌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화가들의 집을 수색한 결과 창고마다 금은보화가 그득하였으며,

이에 모두 목을 저자거리에 메달았다고 한다.

한편 흉노와의 약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흉노왕에게 시집 간 왕소군은

지금의 내몽고나 몽골 지역의 초원의 파오에서 말젖과 양고기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였으며,

말도 통하지 않은 곳에서 외롭게 살다가 딸을 둘 낳고,

왕이 죽자 흉노의 풍습대로 아비를 대신해 왕위에 오른 배다른 아들의 왕비가 되어 살다가 죽어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