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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감포맛집] 참전복 도매집 쌍둥이전복횟집

by 유경재 2011. 12. 13.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예약된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들이 타고 온 차는 숙소에 세워두고 숙소의 여사장님이 우리를 식당까지 안내하여,

차로 감포읍내 쪽으로 2-3분 되돌아가다 바닷가의 빛바랜 간판의 어느 횟집으로 들어갔다.

자연산참전복 도매집이라고 하여 전통명인장인 할머니가 펜션 여사장님의 친정어머니라고 한다.

그래서 명함도 아예 펜션 명함이 비치되어 있는 모양이다.

알고 보니 3개 방송사에도 소개된 바가 있는 꽤나 유명한 식당이었다. 

 

식당 내부에 있는 수족관. 전복집 수족관에 전복은 안보이고 물고기만 보인다.

바구니에 담긴 것이 전복일까 싶다. 

 

좁은 홀과 몇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의 창문을 통해 바라본 바다 풍경.

멀리 오징어배의 불빛이 도열한 듯 보인다.

충주와 같은 내륙의 횟집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탁 트여 속이 시원한 바다의 향기.

 

전복집에 왔으면 전복을 먹는 게 당연하건만 어찌된 셈인지 모녀가 한결같이 자연산잡어를 먹기를 권한다.

왜 그러세요?

전복은 1kg에 13만 원이니 아무나 먹을 수 없을 거라나...

어째 우리의 행색을 통해 경제력까지 정확히 꽤뚫어보는 그들의 통찰력에 놀랄 수밖에.

그래서 결국 우리는 메뉴에도 없는 15만 원짜리 특 모듬회를 먹기로 한다.

전복 맛이라도 보게 조금만 주시면 안되나요? 간절한 눈빛으로 호소해본다.

 

간단한 밑반찬. 야채 샐러드.

 

도루묵조림. 맛있다. 더 주세요.

물미역. 아마도 자연산이겠지. 이렇게 신선한 걸 보면...

 

전화를 받느라 잠시 밖에 있는 동안 회가 상에 오른다.

회를 상에 올리고 나오시는 할머니왈, 전복 조금 올려놨으니 전화는 나중에 하고 빨리 가서 맛보란다.

그래서 황급히 들어오니 정말 한 점씩 맛보게 했다.

쫄깃쫄깃 꼬들꼬들, 아~이게 자연산 참전복이란 말인가.

먹으면서도 그 맛의 깊이를 잘 느끼지 못하는 나는 미식가란 이름과는 정말 거리가 먼 듯.

회는 대부분 자연산이라고 하는데, 회의 육질이 양식과 다르다.

단단하다, 고소하다. 쫄깃하다. 신선하다...그리고 양도 많다.

네 명이 결국 다 먹지 못할 정도였다.

물론 술로 배를 채웠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세상 참 좁은가 보다.

식사 자리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할머니의 아드님이 귀가하였다.

우리와 인사를 나누는 사이, 나와 나이가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혹시 같은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나 하니, 학교는 다르지만 내가 다닌 학교의 누구 누구와 친구라고 한다.

즉석에서 친구하기로 하고, 자신이 숙소까지 바래다 주겠으며, 숙소에 마침 과메기가 있으니

그걸 안주 삼아 한 잔 더 하자고 한다.

그래서 숙소의 1층 바다가 보이는 창가 테이블에 숙소 사장 남매와 우리 네 사람이 술잔을 기울였다.

다른 사람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갔는데도 친구의 친구라는 이유로 끝까지 자리를 지킨 나.

다음날 숙취로 어진간히 고생했었다.

그런데 참, 친구 하자면서 이름도 물어보지 못했네...ㅠㅠ 

 

다음날 아침 일찍 해장을 하기 위해 다시 전복집을 찾아 전복죽을 먹었다.

회나 전복이나 조금 비싸다는 게 아쉬운 점이지만 자연산이 그렇게 귀하다는 걸 현장에서 직접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