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길었던 방학도 끝자락으로 접어들었다.
그 긴 시간 동안에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다는 회한.
차라리 중국여행이라도 떠날 걸 그랬다.
그래서 오늘 문득 옛날이 그리워진다.
중국여행사진가 하늘바다와 함께 했던
10 일 가량의 중국서부여행,
다시 떠나고 싶어진다.
북경서역에서 밤기차를 타고 서안으로 갔다가
이튿날 일찍 하늘로 오르는 구름계단 같은 저 화산 잔도를 따라 올랐다가,
다시 다음 날 비행기로 구채구와 황룡으로 날아갔었지.
흐린 날의 구채구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
주마간산으로 훑어보았던 눈이 시리게 푸르렀던 그 물들이 다시 그립다.
다시 차를 빌려 타고 또 다른 물의 세계, 황룡으로 달려갔었지.
그리고는 바로 그 차로 티벳으로 통하는 관문인 송판으로 가서
"나쁜삼촌"이란 식당 겸 숙소에서 하루를 묵었었지.
그때 그 숙소 주인이던 위구르족 아가씨는 아직도 거기 있을까...
송판에서 새벽에 일어나 여명을 가르며 동티벳으로 향하던 길,
고장난 차, 간밤의 비로 고개로 향하는 좁은 길이 막혀 고생했던 그 기억들.
우여곡절 끝에 한나절 이상이나 늦게 도착했던 청정마을 랑무스.
저녁에 뒷동산에 올라 내려다 보았던 그 맑은 마을 풍경,
그리고 천진하고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
아~ 다시 보고 싶다.
내몽고 초원보다 더 푸르고 멋있던 동티벳 초원.
그 속에 점점이 수를 놓은 야크와 양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모든 게 다 그립다.
황하문명의 시원, 황하의 발원지에서 멀지 않은 첫째 구비를 보기도 했었다.
랑무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만났던 장족 유목민의 순박한 모습들,
역시 그립다.
다음날, 감숙성의 성도인 난주를 향해 달리는데,
차창으로 스치는 풍경, 황토 언덕
그제 보았던 황하제1구비의 그 물이 난주까지 우리를 따라 온 듯,
그 물이 지금쯤은 황해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아니면 하늘로 올라가 다시 지구촌 어디로 비가 되어 떨어졌을까,
그것도 아니면 어쩌면 간밤에 여기 내린 빗속에 섞여 있을지도 모를 일...
아 ~ 너무도 그립다.
다시 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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