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저임금 인상과 ‘최저임금법’ 제정 추진 동향
- 투자진출
- 대만
- 타이베이무역관 유기자
- 2022-09-15
2023년 최저임금 월 26,400대만달러… 2022년 대비 4.6% 인상
‘최저임금법’ 제정은 답보상태
차이잉원 총통 노동공약, 임기 내 실현 가능성 미지수
‘최저임금법’ 제정은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대선 당시 노동 분야의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안이다. 임기 2년차에는 “최저임금 3만 대만달러는 내가 꿈꾸는 숫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차이 총통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4년 5월 20일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만의 최저임금 인상과 최저임금법 제정 동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대만의 최저임금 조정 동향
대만의 최저임금은 2016년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매년 조정되고 있다. 2022년 대만의 최저임금은 월급 25,250대만달러(원화로 약 110만 원), 시급 168대만달러(원화로 약 7,300원)이며, 2023년에는 월급 26,400대만달러(원화로 약 117만 원), 시급 176대만달러(원화로 약 7,800원)가 적용된다. 2023년 최저임금은 2022년 대비 각각 4.6%(월급), 4.8%(시급)가 인상됐으며, 차이잉원 정부 출범 전인 2015년과 비교할 때 대만의 최저임금 수준은 각각 31.9%(월급), 46.7%(시급)가 높아졌다.
<대만의 최저임금 조정 추이>
(단위: 대만달러)
주: 가로축은 조정된 최저임금이 조정되는 시점을 의미
[자료: 대만 노동부]
최저임금 조정이 대다수 노동자들의 임금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대만 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 수는 약 23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피고용자 수**의 1/4에 해당된다.
* 주: 월급 노동자 1,752,100명, 시급 노동자 574,600명
** 주: 2022년 7월 기준, 9,173,000명(공공부문 종사자 포함)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민간의 임금인상을 견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대만 노동부 장관은 설명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의 연평균성장률을 비교해보면 최저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대만의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변화>
(단위: 대만달러, %)
2011년 | 2021년 | 연평균성장률 | |
최저임금 | 17,880 | 24,000 | 3.0 |
통상임금 | 36,735 | 43,209 | 1.6 |
주: 대만의 ‘통상임금’은 매달 지급되는 기본급 등을 포함(업체에 따라 매월 지급되는 식대, 교통비, 만근수당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됨.)
[자료: 대만 노동부]
대만 노동부의 ‘최저임금법’(안)
대만에서는 최저임금을 ‘기본임금(基本工資)’으로 칭하고 있다. 사실상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최저임금’ 용어와 같은 의미다. 대만의 최저임금 조정은 ‘기본임금 심의에 관한 시행규칙(基本工資審議辦法)’에 의거하며, 다음 해의 최저임금을 정하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9~10월 경에 개최된다.
대만 노동부는 차이잉원 총통의 공약 사항에 따라 2018년 11월 ‘최저임금법(最低工資法)’안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심의 체계를 강화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최저임금 규정의 법적 위계를 시행규칙에서 법률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법안 마련 취지를 설명했다.
최저임금법안에서 골자를 이루는 요소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대한 조항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부가 제출한 법안에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필수적으로 반영하고 △노동생산성지수 상승률 △평균임금 상승률 △경제발전상황 △국민소득 △국내총생산(GDP) △도매물가와 민생물가 변동상황 △산업별 발전상황 및 취업상황 △업종별 임금수준 △가계수지 △최저생계비 등 10가지 항목을 선택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노동부뿐만 아니라 입법부에서도 여러 버전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보다 낮아서는 안된다는 법안부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비롯해 최저임금 조정 산식을 제정해야 한다는 법안 등이 있으며, 선택 반영 항목에 주택임차료 상승률, 가구당 취업자수, 일인당 월평균 소비지출 등을 포함한 법안도 있다.
<제안된 법안별 최저임금 결정기준 비교>
노동부 법안 (발표일자: 2018.11.29.) |
민진당(여당) 소속 의원 법안* (제안일자: 2021.12.24.) |
국민당(제1야당) 소속 의원 법안* (제안일자: 2021.10.8.) |
제10조 최저임금 심의 시 조정폭 결정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반영해야 하며, 아래와 같은 기준도 함께 반영할 수 있다. - 노동생산성지수 상승률 - 노동자의 평균임금 상승률 - 경제발전상황 - 국민소득 및 일인당 국민소득 - 국내총생산 및 항목별 구성비 - 도매물가·민생물가 변동상황 - 산업별 발전상황 및 취업상황 - 업종별 임금수준 - 가계수지상황 - 최저생계비 |
제10조 최저임금 심의 시 조정폭 결정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반영해야 하며, 최저임금 조정 산식을 제정하는데 아래와 같은 기준을 반영할 수 있다. - 노동생산성지수 상승률 - 노동자의 평균임금 상승률 - 경제발전상황 - 국민소득 및 일인당 국민소득 - 국내총생산 및 항목별 구성비 - 도매물가·민생물가 변동상황 - 산업별 발전상황 및 취업상황 - 업종별 임금수준 - 가계수지상황 - 최저생계비 노동부는 제8조에서 규정한 연구팀과 함께 최저임금 조정 산식을 제정해야 한다. |
제10조 최저임금의 연간 조정폭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보다 낮을 수 없으며 전년도 최저임금보다 낮을 수도 없다. 최저임금을 정할 때는 다음과 같은 기준도 함께 반영할 수 있다. - 경제발전상황 - 도매물가지수 및 민생물가 변동상황 - 노동생산성지수 상승률 - 노동자의 평균임금 상승률 - 국민소득 및 일인당 국민소득 - 국내총생산 및 항목별 구성비 - 산업별 발전상황 및 취업상황 - 업종별 임금수준 - 가계수지조사통계 - 최저생계비 - 주택임차료 상승률 - 가구당 취업자수 |
주: 입법원 내에서 발의된 여러 법안 중 일부만 인용
[자료: 대만 노동부, 대만 입법부]
노동부뿐만 아니라 입법원에서 발의된 법안 다수에서 필수 반영 항목으로 삼고 있는 경제지표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다. 실제로 소비자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추세는 대체로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였던 2015년, 2020년에는 이듬해에 적용되는 최저‘월급’ 인상률이 각각 0%, 0.8%에 그쳤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에서 큰 폭으로 반등한 2016년, 2021년에는 이듬해의 최저‘월급’도 큰 폭으로 인상됐다.
<대만의 소비자물가지수·최저임금 상승률 비교>
(단위: %)
주: 2022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8월 평균치를 기준으로 함.
[자료: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대만 노동부]
시사점
2023년 대만의 최저임금은 월 26,400대만달러로 정해졌다. 차이잉원 총통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4년, 월 30,000대만달러에 도달하려면 2023년에 열리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13.6%가 인상되어야 한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에 우려 속에 대만 경제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2023년에 대폭 인상을 단행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언론에서도 사실상 30,000대만달러 달성이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만 노동부 장관은 저임금 문제 개선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발생했다고 말하며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면서 목표 달성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저임금법의 경우, 노동부가 2018년 11월에 초안을 발표했지만 4년째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자 단체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의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공약을 이행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으나 입법 완성 시점은 미지수다.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대한 각계 입장차가 여전하고 노동자와 사용자의 권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대만 노동부의 설명이다.
현지 최저임금이 대만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나 대만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지급·수령하는 임금 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 동향과 최저임금법 제정 추진이 현지 고용·노동 환경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자료: 대만 노동부,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 대만 입법부, 현지 언론 보도(자유시보, 공상시보, 경제일보)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kotra 중국시장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9.13] 중국 휴대전화 시장동향 (0) | 2022.09.19 |
---|---|
[2022.9.15] 탄소중립시대 중국 원전 건설 가속화 (0) | 2022.09.19 |
[2022.8.29]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 (0) | 2022.09.06 |
[2022.8.16] 中 충칭 빅데이터 센터 구축 프로젝트 동향 (0) | 2022.08.22 |
[2022.7.28] 대만 타이베이 반려동물용품 전시회 참관기 (0) | 2022.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