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었다. 사람을 둘로 나누면 고3과 비고3.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3학년은 그만큼 특별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란 뜻이겠다.
고3인 아들이 2월 말 기숙사로 들어가면서 수능 치룰 때까지 집에 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에 한 달에 한 번쯤 위문공연을 와 달라는 부탁도 곁들였다.
당시에는 한 달에 한 번이야 별 것 아니다 싶어 그러마라고 했지만
막상 왜 그렇게도 바쁜지 한 달이 금방 지나가 버려,
자칫 고3을 방문할 시간을 놓쳐 허언을 하는 부모가 될 뻔하였다.
3월도 거의 마지막이 다 되어 억지로 찾아갔었고,
그렇게도 멀게 느껴지던 4월도 어느새 끝나갈 무렵이라
또 쫓기듯 주말을 이용해 찾아나섰다.
금요일과 일요일 모두 꽉 짜인 일정 속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백, 그 토요일을 이용해서.
초여름의 맑은 날씨에 교정이 그지없이 싱그럽다.
영산홍이 막 봉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하고 있다.
1시가 되니 교실에서 학생들이 나와서 급식실로 향하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아들을 데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 학교 바깥으로 나섰다.
친구들끼리 가끔씩 간다고 하는 한 족발집.
이왕이면 보신도 되는 식당이 좋겠는데...하는 생각을 하면서 따라 들어가 본다.
주방쪽.
매운 족발 중자를 시킨다.
매운 족발?
매운양념치킨을 연상하고 있던 나에게는 좀 의외였다.
족발볶음으로 보인다.
다 먹어갈 무렵, 볶음밥을 시키니 남은 족발을 가져가 이렇게 볶아다 준다.[2인분]
생각 같아선 지역 특산 막걸리인 지평막걸리 한 번 맛보고 싶건만...
아쉽게 입맛만 다시게 된다.
식당 벽에는 양평의 두 축제, 산나물과 한우 축제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아쉽게도 내가 한국에 없는 기간.ㅠㅠ
제딴에는 족발 좋아하는 나를 위해 일부러 찾아간 식당인 모양인데,
내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학교의 급식보다 못했을 것 같아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좀 보신이 되는 음식을 먹이기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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