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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가니 추위가 오네

고향, 어머니의 손에서 나온 콩국수와 칼국수

by 유경재 2012. 8. 11.

휴가다.

폭염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맞은 꿀같이 달콤한 여름휴가.

먼저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간다.

몇 달만에 찾은 고향,

별고 없으신 건강한 모습의 부모님을 뵈니 한없이 안도가 된다.

밤새 정을 나누고, 다음날 점심 식사 후 아쉬움 속에서 다시 부모님과 작별하게 되는데...

어머님의 말씀, 점심은 시원한 콩국수가 어떠냐시기에 무조건 오케이.

사온 국수를 쓸 줄 알았더니

모처럼 실력을 발휘하여 손으로 뽑는 칼국수로 만드시겠단다.

이 더위에 그러시지 말라고 말려도 한사코 하시겠다는 폭염도 아랑곳없는 자식향한 모정이 뭉클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만드시는지 밀착취재.

 

먼저 콩을 준비.

 

씻어서 삶기.

 

삶은 콩을 믹서기에 곱게 간다.

 

물을 충분히 보충해가면서 몇 차례 믹서기를 돌린다.

 

곱게 간 그대로 콩국물로 쓸 수 있지만

좀더 맑은 국물을 내기 위해 천에다 걸러낸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콩국물.

 

다음엔 칼국수 만들기.

밀가루에 계란 두어 개 넣고 물을 넣어 반죽하기.

 

반죽이 조금 된 듯 하면

 

이렇게 만들어서 

 

깨끗한 비닐봉투에 넣어서

 

끝을 잘 묶고

 

경주 삼릉 앞의 칼국수 반죽처럼 발로 꼭꼭 밟아준다.

 

그리고 홍두깨로 이렇게 넓게 밀어준다.

 

가능하면 얇게 밀어서

 

다 민 것은 요렇게 접어서

 

칼로 총총 썰어주면 칼국수 면 완성.

 

준비된 칼국수.

 

나는 사실 콩국수보다 칼국수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칼국수 긴급 요청.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한다.

왼쪽에는 다시마와 멸치로 우려낸 칼국수 육수,

오른쪽엔 콩국수의 면을 만들기 위한 국수 삶기용 물.

 

육수에 면을 넣고. 

 

호박 채 썰어서

 

이렇게 단순하지만 먹음직스러운 칼국수 완성.

 

콩국수를 위해 삶은 면을 건져서 찬물에 행군다. 

 

콩국수에 넣은 오이.

 

채 썬 오이.

 

콩국수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듯한 계란 지단도 영양을 고려해서

 

이렇게 채를 썰어 준비한다.

 

콩국수 반찬으로 빠져서는 안될 청량고추.

 

콩국수를 차게 하기 위해 얼음도 준비.

 

육수와 면, 준비된 여러 가지를 넣고 마지막에 깨소금을 뿌리면 완성. 

먼저 뜨거운 칼국수 한 그릇을 잽싸게 비운 후

다시 시원한 콩국수를 두 그릇이나 먹어치운다.

요즘 젊은 아이들 말처럼 폭풍흡입인 셈이다.

 

콩국수의 면으로는 칼국수가 조금 부드러웠으면 하는 것 빼고는

모든 게 베리 굿.

 

휴가 기간에 뜻하지 않게 잊고 살았던 어머니의 손맛을 다시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